인성이 살아야 나라가 숨 쉰다.

오늘은 장자의 말로 시작하겠다.

莊子曰(장자왈), 若人(약인)이 作不善(작불선)하여 得顯名者(득현명자)는 人雖不害(인수불해)나 天必戮之(천필육지)니라.
장자가 말하기를 "사람이 악한 일을 해서 이름을 세상에 드러내는 사람은 남들이 해치지 않을지라도 하늘이 반드시 그를 죽일 것이다"라고 했다.

장자라고 하는 사람, 물론 공자, 맹자로 이어지는 계보도 있지만 노자, 장자로 이어지는 계보도 있다. 이 부분은 설명이 필요한데, 일단 간단하게 얘기하면 초기 시대 유교, 여기에 또 하나 기둥이 도교이다. 그러니까 교라고 하기는 그렇고. 유가, 도가, 이렇게 얘기해야겠다. 유가가 공자, 증자, 자사자, 맹자, 이렇게 이어졌다면 도가 계열도 노자라는 사람, 장자라고 하는 사람이 아마 유교에서 얘기하는 공자와 맹자에 대응하는 사람이다. 

유교에 공자가 있다면 도교에 노자가 있다. 공자라는 사람이 원래 없는 집에서 태어나 수직 상승한 사람이라면 노자는 있는 집 출신이다. 사마천의 평전을 읽어보면 그가 마지막으로 노자 도덕경이라는 책을 썼을 때 주나라 황실에 국립도서관 관장을 했다고 하니까 오늘 말로 하면 총장이다. 올라갈 때까지 다 올라가고 나온 사람이 노자이다. 

도덕경을 보면 주로 지식도 많이 쌓아보고 높은 자리 올라가 보면 나중에 무슨 얘기할 것 같은가. 비워라 버려라, 노자 사상은 비워라이다.

충분히 인테리어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걸지 않는 것이 멋있지, 없어가지고 휑하니 도배지만 해 놓으면 별로다. 비워라가 노자면 공자는 채워라이다. 비우라는 얘기하고 채우라는 얘기를 하지만 왜 비우라는 것일까? 남에게 지위 높을 때 왜 낮추라는 것인가?  

결국 내가 낮춰야 그 사람이 나를 높여준다는 것이다. 방법에 문제가 있을 뿐이지 목표는 같다. 비움과 채움은 같다. 도가와 유가는 방법론일 뿐이지 지향하는 것은 같다. 그런 도가적 큰 기둥이 하나 있다. 그 기둥에 노자가 있으면 그다음에 장자가 있다는 것이다. 장자 철학은 비움의 철학, 낮춤의 철학에 있는데, 거기에서 약자가 나온다. 

若人者不善(약인자불선) 할 때, 같을 若(약)도 되지만 만약, 만약은 우리가 한글로 쓴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불선했다고 하자. 작은 지을 作(작)이고, 선하지 못한, 어떤 사람이 불선한 행동을 지었다. 그래서 득, 얻었다. 顯名(현명)을 얻었다. 드러날 顯(현)이다. 환하게 드러난, 어떤 사람이 나쁜 짓을 해서 훌륭한 일을 했다, 높은 지위에 오르고 돈 많이 벌고, 그 과정에 나쁜 짓을  했단 말이다.

顯(현)을 제사 지내는 분들이 많이 쓰는데, 아버님, 학생, 부군, 신위, 이렇게 현을 왜 쓰는가? 고라는 것은 아버지라는 뜻이다. 그분이 뭐하다가 돌아가셨는가?  벼슬 없이 학생하다 돌아가셨다. 부군은 나라 임금은 아니지만 우리 집안의 어른이다. 현은 나타나세요. 그러니까 현고학생부군의 뜻은 ‘평생 배우다가 돌아가신 아버지 나타나 주세요’ 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현이라는 말은 갑자기 확 나타난다는 얘기다. 현은 드러날 현으로 쓰인다. 顯名(현명)은 세상에 확 나타난 이름이다. 장자가 만약에 어떤 사람이 옳지 못한 행동을 해서  뭘 얻었는가?. 현명을 얻었다. 온 세상 사람이 다 아는 돈을 얻고 힘을 얻었다. 人雖不害(인수불해)나, 사람 人(인), 일반 사람들이 비록 그 사람 당장 너 왜 나쁜 짓해서 현명을 얻느냐고 해치지는 못한다. 그 사람이 힘이 있기 때문에, 그렇지만 하늘이 반드시, 誅(주)는 죽여 버린다는 말이다. 목 벨 주자이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옳지 못한 방법을 통해서 권력과 힘을 축적했다면 인간 세계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못하지만 하늘이 반드시 벌하여 죽일 것이다 하는 것이 바로 장자의 얘기이다.

다시 한 번 질문하겠다. 진짜 그럴까? 진짜 하늘이 가만 안 두고 처단할까? 이것은 2천500년 중국 문명사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문제이다. 사마천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한 나라 무제 때 사마천이라는 역사가가, 이 사람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알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최악의 상황을 당한다. 자기 아버지가 유언을 한다. ‘너는 나를 대신해서 우리는 역사가의 집안 사마 집안이기 때문에 3천 년 역사를 정리해야 된다’라고 말 하고 죽었다. 사마천은 자료를 모으고 역사책을 준비했다.

그가 쓴 책이 사마천의 사기이다. 우리는 이것이 없으면 중국의 몇천년 역사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이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정말 자기는 죄지은 것이 없는데 나쁜 짓 한 것이 없는데 어마어마한 고통을 당한다. 거세형이다. 내시가 된다. 

자세히 얘기하면 사건이 있었는데 자기는 이 사람은 죄가 없다고 옹호하다가 너는 왜 역적을 옹호하느냐, 그것 때문에 연루시켜서 죽을래 거세할래, 사마천은 죽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나에게 역사책 쓰라고 했거든’. 그 고민 속에서 울분을 참고 남자를 포기하고 그리고 들어가서 역사책을 썼다. 그 역사책을 쓰는 사람의 가슴속에는 과연 하늘이 있는가, 하늘이 있다면 날 왜 이렇게 만드는가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사마천의 사기 안에 열전이라고 있는데. 여러 사람의 전기를 모아놓은 열전이다. 그중에 여러분들도 잘 아는 백이숙제 열전이 있다. 백이숙제가 누구인가?  수양산에 들어가서 옳지 못한 것을 거부하고 고사리 캐먹다가 죽은 사람, 백이와 그 동생 숙제, 그 백이숙제에 대한 기록을 쓰면서 사마천의 말이 그것이다. 백이숙제는 의를 지키기 위해서 고사리 캐먹다가 죽었다, 마지막에 그렇게 쓴다. 

‘하늘은 과연 있는가, 하늘이 있다면 저렇게 나쁜 사람은 잘 먹고 잘 살게 만들고 백이숙제 같은 사람에게 왜 이런 고통을 내리는가?’  

백이숙제 열전 읽으면서 하늘이 있으면 이 세상이 이렇게 됐느냐고 하는 생각을 많이 해 본 적이 있다. 그런 생각 안 해 보았는가? 아마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독립운동을 위해서 남들 하는 출세 다 버리고 어려운 길을 가셨던 분들 후손들 보면 어찌 그리 지지리도 가난하게 살고 있는가? 판검사하고 일본에 붙어먹은 친일파들은 자손 대대로 잘 살고 지금도 땅 찾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네 땅이라는 것이다. 그게 왜 자기들 땅인가? 하늘이, 저 푸른 하늘이 아니라면 법이 가려줘야 된다.

옳은 일을 하면 복받아야 되고, 자손들 그들을 보장해 줘야 우리도 그런 일을 당하면 그렇게 할 것 아닌가? 우리가 침략을 당해서 식민지가 되었다. 여러분, 어떻게 할 것인가? 독립운동하실 것인가? 독립운동 안 한다. 왜 하는가? 내 자손 대대로 저렇게 못 살고, 병원도 못 가고 고통 속에서 살 것인데, 이런 건 나라에서 가려줘야 된다. 복 받는다는 것을 보여 줘야, 역사라는 것이 이렇구나 하는 것을 가지고 옳은 길을 구별해야 된다는 것이다. 하늘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저 푸른 하늘은 아닌 것 같다. 이 시대 사람들이 가만두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만약에 선하지 못한 일을 해서 드러나는 일이 있다면 하늘이 반드시 목을 베고, 벌을 줄 것이다, 그렇게 해석된다. 

인성이 살아야 나라가 숨 쉰다. 

[필자소개] KT 사내역량강화 팀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미래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윈윈긍정변화컨설팅 대표교수, JK비전경영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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