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뉴시스
최룡해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뉴시스

 

최룡해 북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해야 비핵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 상임위원장은 25~26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18차 비동맹운동(NAM) 회의에 북측 대표로 참석했다. 최 상임 위원장은 아닐 연설에서 “지금 조선반도 정세가 긴장완화의 기류를 타고 공고한 평화로 이어지는가 아니면 일촉즉발의 위기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며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를 촉구했다. 

이어 "적대세력들의 가증되는 제재와 압력 속에서도 우리 인민이 자력자강의 위력으로 사회주의강국건설을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이고 있다. 강력한 자립경제 토대와 믿음직한 과학기술력량, 자력갱생의 고귀한 전통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전략적 자원"이라고 주장했다. 

최 상임 위원장은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남조선 당국이 외세 의존 정책과 사대적 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북남관계 개선은 남조선 당국이 민족 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민족 앞에 지닌 자기의 책임을 다할 때에만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룡해 상임위원장의 이 발언은 앞서 지난 6월 4일 6.12 북미 정상회담 1년을 맞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발표한 담화와 같은 맥락이다. 당시에도 북한 외무성은 담화를 통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당시 북한 외무성은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의 공명정대한 입장에 어떻게 화답하느냐에 따라 6.12 조미(북미) 공동성명이 살아남는가 아니면 빈 종잇장으로 남아있는가 하는 문제가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지난 1년간 조미 공동성명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우리의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고집하면서 우리를 힘으로 압살하려는 기도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온 세계의 커다란 관심과 기대 속에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진행된 제2차 조미 수뇌회담에서 미국은 '선 핵포기' 주장을 고집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는 최대의 실책을 범했으며 이것은 조미 대화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조미 공동성명을 이행하려는 진지한 자세와 성실한 태도를 가지고 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했더라면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도 퍽이나 전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룡해 상임 위원장의 비동맹회의 연설 역시 미국의 태도를 탓하면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아 미국을 대하는 북한의 입장이 '선 대북적대정책 해제 후 비핵화'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