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뉴시스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뉴시스

 

허인 현 KB국민은행장이 차기 행장 후보로 재선정된 가운데, 노조가 유감을 표명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24일 담화문을 내고 “직원들이 일방적으로 사실상 최종 결과만을 통보받게 됐다. 노조의 의견을 청취하는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진행된 이번 의사결정에 대해서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어 “주52시간 상한제 실시 이후 지금까지 시간외 근무 수당을 주지 않으려는 일부 부점장들의 불법, 편법행위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고, 노사 합의의 결과인 지난해 임단협 합의사항마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영업점 성과지표(KPI) 개선, 실적부담 완화, 인력증원 등의 조치를 조속히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노조위원장 출신인 허인 행장이 노조와 사이가 좋지 않은데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허인 행장의 과거 이력을 살펴보면 옛 장기신용은행에서 노조 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첫 노조 위원장 출신 은행장으로 2017년 11월 취임했다.

허 행장의 취임 이후 국민은행 노조와 대화가 잘 통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했다. 허 행장은 올해 초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미래 지향적인 노사관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며 “우리는 한배를 탄 공동 운명체”라고 강조한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은행 노조는 허 행장과 한 배를 타지 않았다. 선장과 갈등 대립을 반복한 끝에 파업을 택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은행 노조는 2000년 국민ㆍ주택은행의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에 첫 파업을 강행했다. 

당시 박홍배 노조 위원장은 “사용자측이 신입행원 페이밴드 등 부당한 차별은 뒤로 숨기고 오직 금융 노동자가 돈 때문에 파업을 일으킨 것처럼 호도하고 부당 노동행위로 조합원들을 겁박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설  연휴 직전 2차 총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후 1월 23일 KB 국민은행 노사는 4개월간의 진통 끝에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잠정 합의했다. 노사 간 이견이 가장 컸던 페이밴드(호봉상한제) 및 최하위직급(L0) 문제와 관련해서는, 노사 및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사제도 TFT를 구성해 5년 이내 기간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인사제도TFT에서는 L0 전환 직원의 근속년수 인정 및 페이밴드를 포함한 합리적 급여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키로 하는 임단협을 잠정 합의하며 일단락됐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11월 중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 등 최종 심사를 거쳐 은행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현 임기는 11월 20일 만료될 예정으로, 연임 시 임기는 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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