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2012년 6월 한국 신지식인 경영대상을 수상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이가 있다. 바로 디자이너 제니안.

패션 디자이너가 신지식인에 선정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도대체 어떤 무엇이 제니안이라는 디자이너를 '신지식인'으로 불리게 하는 것일까.

미인대회 출신, 패션모델 그리고 대종상 후보까지 올랐던 디자이너. 그녀는 과거 화려한 이력에 대한 질문에는 언급을 꺼린다. 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그 결정체인 작품을 내놓을 때 선입견으로 작용해 왔음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실력으로 승부하는 디자이너로 평가받고 싶은 자존감과 의지의 반영이다.

최근 새롭게 POLANTINO라는 브랜드의 오픈식을 갖은 그녀는 "제 인생에서 가장 주된 스토리는 오로지 패션에 대한 열정과 일에서 찾을 수 있다"며 환한 미소를 건넨다.

13일 디자이너에서 패션사업가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받으며 분주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디자이너 제니안을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디자인에 대한 철학을 듣고 싶다

"제니안이 추구하는 디자인은 실용적인 아름다움이다. 화려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똑똑한 디자인을 좋아한다. 이미 15년 전에 콩 섬유, 대나무 섬유와 같은 웰빙 섬유를 고안했고 특허에도 관심을 가져 왔다. 시즌별로 유행을 창조하는 것도 좋겠지만 내가 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휴머니즘이다.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디자인을 고안하는 기쁨이 있다. 요즘에는 디자인과 실용을 합친 퓨전적인 특허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제니안의 실용주의와 특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샤넬이 2008 F/W에서 칼 라거펠트가 내놓은 상품 중에 핸드백 스타일의 손토시가 있다. 고소영씨가 착용하여 국내에서도 유명해진 디자인이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은 내가 먼저 내놓은 디자인이다.(웃음) 라거펠트가 2008년 여름에 방한을 했고 F/W에서 이 디자인을 내놓았다. 왠지 디자인을 빼앗긴 것 같아 속상했다. 국제특허라는 것이 있다. 그것을 획득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소송은 불가능했다. 그 제품을 스스로 ‘백도 되고 장갑도 된다’는 의미로 ‘백장’이라고 부르고 2006년 7월에 실용신안 신청을 해 디자인 특허를 획득한 바 있다. 2007년에는 '뚜레쥬르CF'에서 배우 조인성이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착용하여 유행이 되기도 했다."

-백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이 디자인은 내가 우리의 한복에서 착안하여 고안해 낸 지극히 한국적인 디자인이다. 새로움에 창조성과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믹스매치한 디자인이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한글을 이용한 디자인도 인상 깊게 봤고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실용주의의 만남 그것의 결정체로 백장이 나왔다. 자부심과 애정이 크다."

-실용주의에 주목하다보면 미(美)적인 것을 놓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보지 않는다. 나의 디자인에서 아름다움과 실용주의는 큰 두 줄기이다. 아름다움은 한국적인 것을 추구한다. 한국의 전통적인 오색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자수의 극치는 반드시 계승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디자인의 5할은 한국적인 감성과 색감의 표현이다. 거기서 현대적인 편의성을 가미함으로써 현대인이 이해할 수 있는 차원 내에서 한국의 미를 표현하는 디자인이다. 이것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된다. 한마디로 아름다움에 실용주의를 덧입혔다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최근 주력하고 있는 활동과 향후 계획은

"세계적인 명품 구찌(GUCCI)를 만들어낸 구찌가의 전통을 계승하는 구찌오구찌(GUCCIOGUCCI)의 토털브랜드 에스페리언자(ESPERANZA)에서 크리에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SBS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소품과 의상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제공했다. 인형, 트레이닝복 등을 제공하고 방영 후 많은 호응을 얻어 보람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내 브랜드인 POLANTINO의 오픈식이 있었다. 새로운 도전이다. POLANTINO HOMME 와 ZENI 웨딩이 주력 상품이다."

"또한 별도의 사업으로 골프웨어를 준비하고 있다. 정확한 스윙과 아름다운 자세 교정을 돕는 아웃웨어와 이너웨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3년가량의 연구개발 끝에 출시되는 야심작이다. 현재 실용신안과 디자인특허를 모두 마친 상태이며 9월경에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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