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이미 우리 위대한 애국적 농업인과 축산업자들의 생산물을 수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1년 이상 무역갈등을 겪어온 미국과 중국이 부분적 합의를 성사시키며 화해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하지만 ‘빅딜’을 요구해온 미국의 의중과 달리 ‘스몰딜’에 그쳐, 중국의 판정승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은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며 “5주 후 칠레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서에 공식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조치를 보류하기로 했으며, 중국은 약 400~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고 금융서비스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합의 하루 뒤인 12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이번 합의는 위대한 애국적 농업인들을 위해 성사된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커다란 합의”라며 “사실 이렇게나 많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을 지가 문제지만, 우리 농업인들이 해낼 것이다. 고맙다, 중국!”이라고 이번 합의에 대한 자화자찬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 대한 외신 및 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정부보조금, 기술이전 강요, 지적재산권 보호 등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합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오히려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수입해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중국의 ‘스몰딜’ 요구가 받아들여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판정패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베이징 소재 컨설팅업체 '가베칼 드래거노믹스'의 아서 R. 크뢰버 수석연구원은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당신이 중국이라면 결과에 꽤 만족스러울 것”이라며 이번 협상이 중국 측이 원하는 대로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크뢰버 연구원은 이어 “중국은 항상 협상이 길어질수록 유리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며 ‘스몰딜’에 성공한 중국이 추가 협상에서 시간끌기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금융투자업체 모건스탠리 또한 이번 합의가 양국 간의 경제적 위기를 완전히 해소한 것은 아니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13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기존 관세를 인하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이 없으며, 관세 인상의 위험 또한 남아있다”며 “아직은 글로벌 성장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업 행위의 유의미한 회복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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