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앱 스토어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한 'HK맵.라이브'의 화면. 자료=HK맵.라이브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이 앱 스토어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한 'HK맵.라이브'의 화면. 사진=HK맵.라이브 홈페이지 갈무리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홍콩 시위대가 경찰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사용해온 애플리케이션 ‘HK맵.라이브’를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팀 쿡 CEO는 10일(현지시간) 애플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번 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면서 해당 앱이 광범위하게 악용되고 있어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팀 쿡 CEO는 “기술은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며 “이번 경우도 다르지 않다. 그 앱(HK맵.라이브)이 제공하는 경찰 검문소와 시위 장소 등의 정보는 그 자체로는 무해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 쿡 CEO는 “홍콩 사이버보안 및 기술범죄국(CSTCB)과 앱 사용자들로부터 입수한 신뢰할만한 정보에 따르면, ‘HK맵.라이브’가 개별 경찰관, 또는 경찰이 없는 지역의 사람이나 건물을 희생양으로 삼는 데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팀 쿡 CEO는 이어 “이 같은 앱 활용은 홍콩 법률뿐만 아니라 개인에 대한 피해를 금지하는 애플 앱스토어의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HK맵.라이브' 측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애플의 삭제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HK맵.라이브 트위터 갈무리
'HK맵.라이브' 측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애플의 삭제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HK맵.라이브 트위터 갈무리

‘HK맵.라이브’는 대중들이 인터넷 상에 올린 정보를 수집해 경찰 검문소의 위치나 주요 시위 장소 등을 알려주는 앱이다. 홍콩 시위대는 이 앱을 통해 경찰 위치를 추적하고 진압을 피하는 데 사용해왔다. 

애플은 이달 초 “이 앱이 이용자의 불법 행위를 조장하고 법 집행을 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판매 승인을 거부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시위대에게 피해를 입히는 결정을 내렸다며 미국 내에서 반발 여론이 확산되자 지난 4일 결정을 번복하고 판매를 허가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 언론들이 일제히 애플이 시위대를 호위하고 있다며 비난하자, 8일 다시 앱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HK맵.라이브’ 측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HK맵.라이브’가 홍콩 주민들과 법 집행을 위협한다는 애플과 홍콩 경찰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 앱이 경찰을 습격하고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며 법 집행의 공백지역에서 범죄자들에 의해 악용된다는 CSTCB의 주장을 입증할 어떤 증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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