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命篇(천명편) 이야기를 이어가보자.
 
康節邵先生曰(강절소선생왈) 天聽(천청)이 寂無音(적무음)하니 蒼蒼何處尋(창창하처심)하고, 非高亦非遠(비고역비원)이라, 都只在人心(도지재인심)이니라.

소강절(소씨 성을 가져 이하 소강절이라고 함) 선생이 말하기를, 소강절이라는 사람은 송나라 때 사람이다. 이전 나라는 당나라였다. 당나라는 나라의 기본 문명 구조가 불교다. 당나라 때 불교가 가장 성행했다. 불교라는 것이 정말 당나라 때 얼마나 성행했느냐면 어느 절에는 3천 명의 스님이 있었을 정도였다, 그것이 긍정적일 수 있지만 또 부정적일 수도 있다. 

종교가 권력에 집중되다 보니 수탈하는 대변인이 되기도 하고, 그 당시 정권을 이용하는 어용단체도 되고, 군대도 안 가고, 불교라는 것이 인간을 구제하는 것도 되지만 권력화되면 반민중적이 되었다. 그게 당나라 말기가 되면 극에 달하게 된다.

불교의 근원이 현세가 아니라 죽고 나서 극락 가는 것이다. 절을 짓고, 금부처 짓고, 요즘 말로 티켓 파는 것이다. 최악의 불교 문명이 썩어진다. 그것을 반대한 것이 유교이다.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1세대 유교가 있다. 그것이 불교가 중국에 들어오면서 깨지게 된다. 유교는 착하게 살아라, 주변과 잘 살아라고 한다, 불교는 다 필요 없어 하늘나라 가려면 다 필요 없어, 인간세계는 60, 70년인데 여러분 같으면 거기 안 찍겠는가? 다 그쪽으로 가지, 일명 불교의 영향력이 유교와 게임이 안 된다. 사후세계가 있기 때문에, 아미타불만 하면 극락 가니까, 권력화되는 것이다.

초기 정신으로 돌아가자, 부모 버리고 무슨 극락이냐, 형제 버리고 무슨 극락이냐, 반불교 유교 복원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하게 된다. 불교문화를 버리고 신선한 인간관계 윤리를 다시 만들자고 했던 사람들을 신유교라고 말한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는 울었는데 그 소쩍새가 소강절이다. 소강절, 장행거, 이러한 새로운 유교 부흥론자들이 인간 윤리란 무엇인가, 새로운 대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정립해 나가고, 마지막으로 정리한 사람이 주자이다.

송학, 그리고 인간의 본성과 저 하늘의 이치에 관련된 학문이라고 해서 성리학이라고도 한다. 이게 이 세대 유교이다. 이 세대 유교의 대표적인 사람이 소강절이다. 소강절이 어디에서 유명하는가 하면 주역이나 사주팔자, 명리학에서도 소강절을 알아준다. 기가 막히게 점을 친다. 귀신 점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점술보다는 인간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인간이 인간을 풀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예측학 부분에 손을 댔던 것이다. 이 사람이 어떤 느낌을 가지고 얘기하는지 보자. 

天聽(천청)이, 하늘이 듣고 있다, 적(寂), 고요할 寂(적)이다. 무음(無音), 소리도 없다, 우리 인간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 다 듣고 있는데 절대로 소리도 없이 조용하다. 적막하다. 창(倉)은 푸를 倉(창)이다. 푸르고 푸른, 어찌 何(하) 자에 곧 處(처), 어느 곳에서 찾을 尋(심), 찾으려고 하는가, 하늘이 듣고 있다고 하니까 사람이 하늘을 찾고 있다. 너 어디에서 찾고 있는가, 자꾸 하늘을 어디에서 찾느냐 이것이다.

높지도 않고 멀지도 않고 모두 다, 어디에 있는가? 인간들 마음에 있다. 노래 중에도 있다. 먼 곳에 있지 않아요~~, 그런 훌륭한 노래가 있다. 하늘은 먼 데 있지 않단 말이다. 당신들 마음에 있단 말이다. 하늘 속에 뭔가 있는 줄 알고, 돈 끌어 바치고 할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을 보란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 복받는 것이지, 하늘이 고요하고 소리가 없다 하니까 당신들은 어디에서 찾으려 하는가, 당신들 마음속에 있다. 우리 인간세계에 있단 말이다.

정말 나는 이 구절 볼 때마다 동아시아 문화는 인간문화요. 윤리학이고. 인간관계론이라고 생각한다. 죽어서가 아니라, 살 때 내가 얼마만큼 소명대로 착하게 주변 사람에게 안 다치게 하고 살 것인가, 맹자도 얘기했을 때 민심이 천심이라는 얘기, 푸른 하늘에서 찾지 말고 인간세계에서 찾으라는 말이다, 먼 데 있지 않고 우리에게 있다는 이 말이 가치 있다고 본다.

소강절 선생이 말하였다, 하늘이 듣고 있으나 고요하여 소리가 없으니 푸르고 푸른 어느 곳에서 찾으려 하는가, 높지도 않고 멀지도 아니하나니, 다만 인간들 마음속에 있다, 

소강절이라는 사람도 송조 6현이라고 한다. 6명의 현인, 송나라 왕조의 6명의 정말 현명한 사람들, 송조 6현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생각하기에 주자학 하면 남자 중심의 복잡한 예절에 어쩌면 여자를 억압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산뜻하다. 초기에는 그랬다. 정말 불교 문명에 대항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중심으로 내려오려고 하는 아름다운 것이 나중에 변질되는 것이다. 권력화되고 세력화되어 남을 누르는 사상으로 바뀌었다.

조선 초에는 풋풋했다. 이성계가 중요한 논리로 받아들였지만 변한 것이다. 공자라는 사람을 단순히 한 시대만 가지고 얘기하면 안 된다. 공자는 그 시대의 공자가 있고, 새로운 유교로서 대항했던 인간관계의 공자가 있고, 조선의 공자가 있고, 말기에 사람을 억압하는 공자가 있고, 죽어야 될 공자가 있고, 살아야 될 공자가 있다. 공자를 한 사람으로 얘기하면 안 된다. 2500년 전체를 봐야 되고, 거기에서 우리가 살아야 될 공자를 뽑아내야 한다. 

이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단순히 사상가를 누가 나빠, 좋아하지 말라. 저분은 나쁜 사람이다, 좋은 사람이라고 누가 얘기하는가? 그 사람이라고 착한 일 안 했겠는가? 착한 부분이 있고 나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그 사람의 좋은 부분을 찾는 과정에서.... 고전을 하면 마음이 넓어져야 된다. 수없이 많은 인간사를 볼 때 편집하지 말고 가슴을 닫지 말고 장점을 보고자 하는 것이 고전을 보는 사람들의 방법론이지 않을까 싶다.
 

[필자소개] KT 사내역량강화 팀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미래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윈윈긍정변화컨설팅 대표교수, JK비전경영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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