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된 농촌진흥청의 연구실적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받은 ‘아프리카돼지열병 국제협력사업 추진상황’ 자료에 따르면, 농촌진흥청은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현재 1건의 과제를 지난 9월에 착수했으며, 2019년 관련 예산은 2,4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동 과제는 2021년까지 9,600만원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이 추진하고 있는 과제는 ‘ASF 바이러스 감염실험 및 유전자 발현양상 조사’이며 ASFV의 세포내 이입경로 및 면역반응 관련 핵심 유전자를 발굴하기 위한 연구로 ASFV 감염실험이 국내에서는 불가하여 베트남과 협력 연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진흥청은 이 연구를 통해 ‘ASF 저항성 관련 (돼지)유전자 발굴 및 활용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ASF는 치사율이 100%에 달하지만 아직까지 백신이나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는 실정으로 농촌진흥청은 가축질병 예방을 위한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영국(로슬린연구소)에서도 유전자 편집(Genome-editing)을 활용한 ASF 저항성 돼지 생산을 시도한 바 있으나, 저항성 효과는 미검증된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아프리카돼지열병 연구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논문 수는 5,304편으로 이 중 한국인 저자 논문은 1.3%인 70건에 불과하다. 최근 국내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인데,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NTIS)에 등록된 과제 현황에 따르면, 2012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31개의 과제가 진행됐거나 진행되고 있으며, 전염병 감시나 신속진단 기법 개발 연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연구비의 총 합은 18억원 정도 되는 규모이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2016년 이후 현재까지 50여개 국가에서 발생이 보고됐으며, 2018년 8월 중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북한,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에 이어 지난 9월 16일 우리나라 파주에서 처음으로 발생했고, 지금까지 13건이 양성 확진됐다.

정운천 의원은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살처분하는 돼지가 15만두에 달하고 돼지고기 가격이 요동치는 등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촌진흥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과제가 단 1건, 2,400만원에 불과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농촌진흥청의 1년 R&D 예산이 5,166억 원에 달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제서야 농촌진흥청이 관련 연구에 착수한 것은 뒷북 연구 수행의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향후 아프리카돼지열병 저항성 돼지 유전자 발굴 등 관련 연구를 위한 인력 및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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