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사진=뉴시스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사진=뉴시스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춘재가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춘재는 화성 연쇄 살인 외에 추가 범죄까지 총 14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5곳 이상 사건에서 자신의 DNA가 검출됐음에도 줄곧 혐의를 부인하던 이씨가 갑자기 자백한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여기에는 프로파일러의 수사 기법과 가석방 불가능 등 여러 요인이 겹쳐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때문으로 보인다.

이춘재 대면조사에는 총 9명의 프로파일러가 투입됐다. 이 중에는 2009년 여성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강호순의 심리분석을 맡아 자백을 이끌어낸 공은경 경위(40·여)도 포함됐다. 공 경위 등은 매일같이 이 씨를 접견해 ‘라포르’(신뢰관계)를 형성한 뒤 마침내 자백을 이끌어냈다.

이와 관련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찰이 9차례 대면 조사를 진행하면서 투입한 프로파일러와 라포르 형성이 충분히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씨가 처음엔 DNA가 정확한 증거인지 반신반의했을 수 있지만, 버스 안내양과 목격자 등 증인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게 아닌가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범행을 시인해도 현재 무기수여서 형량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점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석방이 어렵게 되자 자포자기 심정에서 자백했을 거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1급 모범수로 가석방 대상인 이씨는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되고 최근 목격자가 잇따라 나타나 이씨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상황에서 가석방의 희망이 사라졌다고 판단해 자백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씨가 화성 연쇄살인사건 외에 추가 범죄까지 모두 털어놓은 것도 '가석방'이라는 희망의 끈이 사라진데 따른 절망감의 발로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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