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말조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조선시대 연산군은 폭군이었다. 숨기고 싶은 게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구중궁궐에도 비밀이 없다고 자꾸 자신을 비방하는 상소와 투서가 올라오는 것이다. 도대체 소문이 어디에서 기인할까 생각하던 연산군이 아마도 내시들에게서 퍼져나간다고 생각이 들어 내시들 목에 신언패(愼言牌)를 차도록 했다. 
愼言牌(신언패)라 함은 말을 삼가는, 말조심 푯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내용을 보겠다.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이요

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라
閉口深藏舌(폐구심장설)하면 
安身處處牢(안신처처뢰)하리라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입은 재앙의 문이다. 화는 입으로부터 생기므로 말을 삼가야 한다.
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
閉口深藏舌(폐구심장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安身處處牢(안신처처뢰)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

이것을 목에 차게 했고, 나중에는 조정을 드나드는 중신들에게까지도 차게 했다고 한다. 연산군이 폭군이었지만 이런 명언을 남겼다. 

여기에서 자신의 양심을 속이며 악한 행실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되겠다. 
양심이라는 것은 천부적으로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있는 것이며 극악무도한 흉악범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누가 보거나 알지 못한다고 해서 정보의 홍수 속에 자신의 양심을 속이고 폭언, 비방을 하며 남을 해치는 말들, 상처 주는 행동들을 많이 한다.
 
성경에서도 혀를 가리켜 ‘생의 수레바퀴를 사르는 불’이라고까지 하였습니다. 그래서 혀를 어떻게 다스리느냐 하는 것이 인생의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불가에서 수행의 한 방법으로 묵언수행을 한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수많은 말을 하며 산다. 과연 그 말이 양심의 소리와 얼마나 일치하고 있는지 항상 반성해야 할 것이다. 

“입속의 말은 내가 지배하지만
입 밖의 말은 나를 지배한다.” 라는 누군가의 말도 있지 않는가.

말을 신중하게 하여 내가 말을 지배하는 오늘 하루가 되면 좋겠다.

[필자소개] KT 사내역량강화 팀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미래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윈윈긍정변화컨설팅 대표교수, JK비전경영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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