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서울대 일본연구소 관정일본연구 제1회 학술회의 '한일관계:반일과 혐한을 넘어서'에서 와다 하루키 도쿄대학 명예교수가 아베 제2차 내각의 대한·대북한 관계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8월 26일 서울대 일본연구소 제1회 학술회의 '한일관계:반일과 혐한을 넘어서'에서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의 강연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은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적 성공을 이뤘고, 중국은 최고의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는 역설적으로 한국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역사학자인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24일 ‘러일전쟁:기원과 개전’ 번역 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 책에서 와다 하루키 교수는 러일전쟁 속에 '조선'이 숨어 있음을 명시하고, 과연 '조선'은 어디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와다 교수는 각주 2402개, 등장인물 700여명 등 면밀히 고증된 사료를 통해 ‘러일전쟁은 조선전쟁’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는 저서에서 러일전쟁의 성격에 대해 “지금까지 밝혀진 것과 달리, 러시아가 전쟁을 원하지 않았는데도 일본이 조선 지배를 위해 용의주도하게 계획한 범죄”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러일전쟁 100년이 지난 지금 와다 교수는 "일본이 시류를 잘못 읽고 있다."고 비판한다. 지금 상황이 100년 전 러일전쟁 때와 많이 다른데 전쟁가능국가를 꿈꾸고 이웃나라(한국)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이다. 

와다 교수는 그 배경으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나 무대화 원칙은 역설적으로 한국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와다 교수는 “일본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대외정책을 제국주의 시대를 따라 하는 기운이 있었는데, 사라졌다가 지금은 반시대적인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정책에 일본 국민이 동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사용될 욱일기와 관련해 와다 교수는 “욱일기도 문제지만, 천황 제도에 따른 일장기 사용은 더 큰 문제”라며 “천황도 일본 국민도 역사적 반성을 통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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