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국민가수하면 누가 생각날까? 아마도 조용필? 최근에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유재석, 강호동씨를 국민MC 라고 한다. 또 김연아 선수나 가수 아이유를 국민여동생이라고 흔히 부른다. 그야말로 ‘국민~’가 창궐하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언젠가 한번은 하루 종일 외래환자를 보면서 문득 동네안과에 찾아오는 환자 중에는 어떤 병이 가장 많을까? 아니 눈에 오는 국민 병은 무엇일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 아마 모든 지역 라식 안과전문병원의 전문의들도 이 물음에 안구건조증이라고 말할 것이다.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들 중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건조증은 한번쯤 경험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 도대체 이 건조증은 뭐란 말인가? 말 그대로 눈물이 마르는 병이다. 눈물은 기름층, 수성층과 점액층으로 구성되는데 기름층은 눈물의 가장 바깥쪽에서 눈물의 증발을 막아주고, 눈물의 대부분인 수성층은 눈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역할을 하며 점액층은 수성층이 눈표면에 잘 붙도록 해서 골고루 적셔주는 역할을 한다.

눈에 꼭 필요한 눈물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거나, 눈물성분이 제 역할을 못해 과다증발 되어 눈이 빨리 마르는 것이 바로 건조증이다.

하지만 우리가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단순히 “뻑뻑해요”만은 아니다. 20~30대 젊은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컴퓨터를 좀 보거나 책을 좀 보면 눈이 피곤하고 따갑고 무거워요” 4-50대 중년분들은 “TV좀 보면 충혈도 잘되고 침침해지고 눈뜨기 어렵네요” 또는 “찬바람 좀 쐬면 시리고 눈물이 잘 나요” 6-70대 어르신들은 “항상 눈이 끓이고 모래알 굴러가는 것 같아” 정말 증상도 다양하다. 물론 필자도 간혹 느끼고 있는 증상이다.

면역질환, 눈꺼풀염증, 감기약이나 항우울제 같은 약 복용,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눈물분비량저하가 원인이지만 요즘은 나이에 상관없이 장시간 컴퓨터 모니터나 TV보는 것, 밤늦게 공부하는 것, 사무실환경, 공기오염 등의 환경적인 영향이 많아지고 있다. 간혹 라식수술. 백내장수술 후에 일시적으로 느끼는 분들도 있다.

만성질환으로 만족스런 치료가 어렵긴 하지만 일단 건조증으로 진단되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약물치료에 앞서 건조증을 충분히 이해하고 건조증의 원인이 되는 환경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 앞서야 한다.

장시간의 독서, 컴퓨터 사용, TV시청, 콘텍트렌즈 착용을 줄이고 수분섭취도 많이 해야 하며, 에어컨, 히터바람, 백화점 같은 장소에서 건조하고 탁한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며, 가습기를 이용하거나 간혹 눈을 지그시 감아주는 습관도 필요하다.

원인질환이 있으면 이에 대한 치료가 먼저지만, 보통 인공눈물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가끔 식염수나 소금물을 사용하는 분들이 있는데 오히려 각막에 해를 줄 수 있다.

최근엔 자주 넣어도 독성이 적은 보존제가 없는 안약이 권장되고, 항염증안약을 병용 사용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눈물점을 막거나 자가혈청을 점안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건조증의 단계에 따른 한국형 치료지침이 정해져서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국민병 안구건조증, 친근할수록 귀찮기도 한 존재이지만 잘 이해하고 치료하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병이다. 그리고 메마른 세상에서 때론 눈물을 흘려야 할 때는 참지 말고 적당히 눈물 흘리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지만, 눈 건조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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