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에 대한 국제 사회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홍콩 사태를 남의 일처럼 보기 힘든 대만에서는 민간 차원의 교류 및 지원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19일 BBC에 따르면, 최근 알렉스 고라는 23세의 대만 남성이 방독면 약 2000개와 정화통, 헬멧 등을 홍콩 시위대에 지원했다. 알렉스 고는 자신이 다니던 교회에서 모금활동을 통해 비용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스 고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에 가본 적은 없지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기독교인으로서 상처입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면 도와야한다고 느낀다”고 방독면을 지원한 이유를 설명했다. 알렉스 고는 이어 “대만인으로서, 우리가 다음이 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1949년 국민당이 대만 정부를 수립한 이후, 중국과 대만은 별개의 나라로 갈등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며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취급하고 있다.

알렉스 고는 “대만과 중국은 대만해협으로 분리돼있지만, 우리의 정치적 지위는 홍콩과 같은 특별행정구역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 중국이 언젠가 침공해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알렉스 고는 이어 “(홍콩과) 힘을 합한다면 우리는 더 강해질 수 있다. 언젠가 우리도 도움이 필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홍콩 시위의 뒷수습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만과 홍콩이 손을 잡는다면, 중국 정부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질 수 있다. 이미 2014년 대만 의회를 점거한 반중 성향 대학생들의 해바라기 운동에 참여했던 활동가들이 같은해 발생한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들과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 반중 성향 시민들의 민간 교류가 활발해질수록 사태 수습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대만 정부가 홍콩 시위를 공식 지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만 집권당과 야당 또한 최근 홍콩 시위자들의 망명을 허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린 바 있다.

BBC는 “홍콩과 대만 시민들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서로의 운명이 연결돼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대중화(Greater China)에서 자유를 누리는 것은 (홍콩과 대만) 두 곳뿐이다. 일부 사람들은 서로 힘을 합쳐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가치가 있다는 것을 중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