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격으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이란 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를 (로하니 이란 대통령) 만나고 싶지 않다. 나는 그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CNN 등 미국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에 앞서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핵 합의를 깼다. 제재부터 풀지 않으면 그를(트럼프 대통령) 만나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장전 완료됐다(locked and loaded)”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연설에서 “우리는 장전 완료됐고, 그 지역에서 우리의 이익과 동맹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이란이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보 당국이 세부 내용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미국 공화당 강경파도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강하게 주문했다. 17일(현지시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지난 6월 이란 혁명수비대가 자국 영공에 들어온 미국 정찰드론을 미사일로 격추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이란에 약점을 잡힌 것처럼 보였다. 더이상 이란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어 "이건 말 그대로 전쟁이다. 목표는 이란의 침략에 대한 억제력을 회복하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까. 전문가들은 미국이 실제로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오히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겠다고 나설 경우 사우디가 말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BS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인 장지향 박사는 1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미국이 이란 공격을 주저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 6월 말에도 이란이 미국 드론을 격추시키자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공습에 나가려고 했다가 10분 전에 그만뒀다고 발표했다. 지금도 무슨 장전 완료가 됐다라고 하지만 트럼프가 정말로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면 미국의 동맹국들, 중동에 있는 미국 동맹국들이 말릴 것이다. 지금 미국은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계속 철군하고 중동에서 빠지고 있다. 만약에 미국이 이란을 건드리고 이란이 자극을 받아서 반격을 할 경우 고스란히 피해는 미국이 아닌 미국의 동맹국인 사우디, UAE, 이스라엘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 세 나라 모두 이란을 굉장히 미워하고 이란의 불행을 누구보다 바라지만 전쟁을 치를 만큼은 그 여력은 없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전쟁은 피하면서 투트랙으로 그러니까 국내 청중용으로 서로 단호한 모습으로 맞대응을 하는 동시에 그래도 전쟁까지는 안 가는 차원으로 비밀 협상테이블을 계속 돌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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