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일본의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붙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소속 노점상 매대 앞을 일본인 관광객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갈등이 격화되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여전히 한류 컨텐츠의 주 소비층을 중심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9년 7월 외래객입국·국민해외여행객 및 관광수입·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을 찾은 일본인 입국자 수는 27만483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2% 늘어났다. 한국관광공사는 “여름휴가 시작 및 정치 이슈에 민감하지 않은 개별여행자(FIT) 중심으로 방한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를 결정한 것은 지난 7월4일. 7월 관광통계는 양국 갈등이 본격화된 시점의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7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입국자의 수는 56만17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6% 감소했다. 비록 불매운동 열기에 비해 하락폭이 적지만, ▲예약취소 수수료의 부담이 남아있는 시기라는 점 ▲6월 대비 7월 한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한 것은 30년만에 처음이라는 점에서 향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예상할 수 있다.

방일 한국인 수가 줄어든 반면 방한 일본인 수가 증가한 것은 한일 갈등의 여파가 일본 관광업계에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일관계 악화에도 불구하고 7월 일본인 관광객 수가 늘어난 것은 특히 ‘한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22일 공개한 ‘7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7월 일본인 입국자 중 전년 대비 가장 크게 증가한 계층은 한류 컨텐츠의 적극적 소비자인 여성, 20대 및 20세 이하였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7월 한국을 찾은 일본인 여성은 17만650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7%나 늘어났다. 남성(9만5905명) 또한 7.6% 늘어났지만 여성의 절반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21~30세가 7만4999명으로 37.4% 증가했으며, 다음은 20세 이하(2만9935명, +24.2%)였다. 기존에는 한류 드라마 주 소비층인 중장년층 여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이제 무게중심이 20대 이하의 젊은층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 특히 이들은 아이돌, 음식, 패션 등 한류 컨텐츠의 주 소비층으로 정치적 이슈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한일관계의 여파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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