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p 하향 조정하며 3년1개월만에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추세에서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 인하하기보다는, 우선 지난달 금리인하의 효과를 지켜보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008년 10월~2009년 2월 이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속 인하한 경우는 없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국내경제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내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용 상황에 대해서는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및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주요국 국채금리와 주가가 큰 폭 하락하는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금통위는 이어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국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거에 비해 정책여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 시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여력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효하한 금리 이하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당연히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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