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6년 10월 11일 전남대에서 ‘한반도의 현실과 4대국’ 특강 화면 갈무리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혜안과 통찰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13년 전 강연에서 일본 극우세력이 준동해 한국과 갈등을 빚을 것이라고 예견한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은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민주주의를 일궜습니다. 한국은 이제 민주주의의 튼튼한 뿌리 위에서 세계의 큰 봉우리가 될 것입니다. 반면 일본은 민주주의를 스스로 일구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일본은 군국주의에 사로잡혀 급격히 우경화되고 주변국과 큰 갈등을 일으킬 것입니다.”

26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DJ의 혜안’ 제목의 영상이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영상은 김 전 대통령이 2006년 10월 11일 전남대에서 ‘한반도의 현실과 4대국’이라는 제목으로 개최한 강연회를 촬영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강연에서 “백성이 주인이 돼 나라 운명을 결정하는 민주주의는 보편적인 가치다. 백성이 나라를 통치할 사람을 선출하고 잘못하면 바꾸는 것, 이 민주주의 원칙은 세계 공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민주주의는 국민의 피를 먹고 산다’고 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증명된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어떤 군부나 독재자도 이제는 민주주의를 안 하면 못 배기고 다신 군사쿠데타를 꿈꾸지 못한다. 우리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 세 번이나 독재자를 극복했다. 우리 손으로 민주주의를 반석에 올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일본의 우경화를 정확히 예견했다. 그는 “일본에서 과거 군국주의 세력이 부활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들이 벌인 전쟁범죄조차 교육하지 않고 있다. 50~60대 이하 세대는 일본의 과거를 전혀 모른다. 조선을 점령했지만 근대화를 도왔다거나 남경대학살은 거짓말이라고 배운다. 심지어 대동아전쟁은 아시아인을 서구 식민지에서 해방시켰다고 믿을 정도다. 이런 일본은 앞으로가 더 문제다.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주변국들과 갈등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일본이 급격히 우경화하고 있는 것은 일본 사람들이 스스로 민주주의를 하지 않아 민주주의의 뿌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전후 군국주의에 빠졌던 일본은 갑자기 (2차 세계대전에서) 항복하고 난 뒤 맥아더의 요구에 따라 민주주의를 해야했다. 즉 일본은 민주주의 주체세력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강연에서 젊은이들을 향해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을 간직하라 ▲모든 일을 결정할 때 세 번 생각하라 ▲외교하는 국민이 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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