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CNN 방송화면 갈무리>

미국 백악관이 “미중 무역갈등을 재고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해명하며 무역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과의 무역갈등 고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없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물론이다. 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재고(second thought)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은 중국에 대한 관세조치를 철회하거나 완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외신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중있게 다루며 일제히 미중 갈등 완화를 전망하는 보도를 내놨다.

하지만 백악관은 곧바로 해명에 나섰다.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은 매우 잘못 해석됐다”며 “대통령은 관세를 더 올리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답변한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또한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미중 무역갈등)에 대해 변함없이 단호하다”며 “중국의 대응에 따라 대통령은 가능한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또한 CNN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날 아침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며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뭔가를 재고한다면 관세를 높이는 것이지 낮추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국이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5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며 보복조치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수년간 중국은 무역과 지적재산권 탈취 등 미국에서 많은 이득을 취했다”며 “우리는 중국에 연간 수천억달러를 잃었다. 불공정한 무역관계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한편 류허 중국 부총리는 26일 “우리는 냉정한 태도로 협상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며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며 “무역전쟁 격화는 양국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전 세계 인민의 이익에도 불리하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원론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강경한 백악관의 태도에 비춰 볼 때 당분간 협상 타결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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