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가 대만에 대한 F-16 전투기 판매를 승인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경기 평택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 상공에서 F-16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이 대만에 F-16 전투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미중 무역갈등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20일(현지시각) F-16 전투기 및 관련 부품·장비를 포함해 약 80억달러의 무기를 판매하는 방안을 국무부가 승인했으며, 이를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DSCA는 “대만이 66대의 F-16C/D 블록 70 전투기 및 F110 제너럴일렉트릭(GE) 엔진 등을 구입하고 싶다고 요청했다”며 “이번 거래를 통해 대만의 군 현대화 및 방어능력 유지를 위한 노력을 지원함으로서 미국의 국가·경제·안보적 이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의회도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지지를 표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주 민주당과 공화당은 “대만에 대한 F-16 전투기 판매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와 안보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의미하는 강력한 메시지”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F-16 블록 70은 F-16을 개량한 기체로 신형 레이더 및 전자전 장비 등을 장착해 성능이 대폭 향상된 모델이다. 대만은 기존에 F-16A/B 전투기를 운용해왔으나 첨단화된 중국 공군 전투기에 대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거래를 통해 대만은 중국 공군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의 공군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승인하면서, 중국 정부도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파는 행위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를 심각히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중국 내정에 간섭한 것이자 중국 주권과 안보 이익을 크게 훼손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전투기 판매를 강행하면서 중국이 어떤 보복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지난 19일 사설에서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오 중국의 미국 농산품 구매를 연동시켜 생각해볼 수 있다”며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