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

고용보험기금의 고위험군 파생상품 투자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용보험기금은 지난해 7월 위탁운용사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된 DLS에 584억원을 투자해 약 476억원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만에 원금의 81.6%를 날린 셈. 해당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 이상일 경우 5~6%의 수익이 발생하지만, 금리가 –0.5% 이하로 내려갈 경우 원금 전액을 상실하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이처럼 위험한 투자를 감행했지만, 정부는 지난 5월 기금평가에서 고용보험기금을 ‘우수’ 등급으로 지정했다. DLS 손실이 지난달 확정돼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 또한, 고용보험기금이 지난달까지 2853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DLS가 포함된 채권자산군에서도 805억원의 수익을 내는 등 개별 상품으로 인한 손실에도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업자의 직업교육 및 재취업, 고용 유지, 일·가정 양립 지원 등을 위해 운용되는 사회보험성 기금을 이처럼 위험한 파생상품에 투자한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전체 수익률만 파악할 경우 개별 상품들의 위험성을 지나칠 수 있다는 것. 

고용보험기금 전담 운용사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일문)의 자산운용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고용보험기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불과 1년만에 약 500억 원에 달하는 큰 손실을 냈다. 이때문에 고용보험기금 수익률은 곤두박질쳤다.

한국투자증권은 2015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고용보험기금 전담 운용사를 맡은 데 이어 2019년 7월부터 다시 맡았다. 하지만 이번 투자 실패로 고용보험기금 전담 운용사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추구해야 하는 고용보험기금을 위험성이 높은 상품에 투자한데 대한 비판을 면키 어렵기 때문이다. .

고용노동부는 매년 초 전년도 자산운용 성과 등을 따져 주간운용사의 지위 여부를 평가한다.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6월까지 고용보험기금 운용을 맡기로 돼 있지만 당장 내년에 지위가 박탈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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