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회의 중 ‘우리 일본’이라는 표현을 써 곤욕을 치르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 일본이 7월에 이야기한 다음 한 달 동안 청와대나 정부에서 나온 것은 죽창가, 추경 탓, 지소미아 파기, 뭐 이런 이야기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나 원내대표측은 단순 말실수라고 해명했으나 일부 누리꾼은 “평소 진심이 나온 것 아니냐”며 과거 자위대 행사에 나 원내대표가 참석한 사례를 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나 원내대표 측은 해명자료를 냈다. 나 원내대표는 일본만  ‘우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우리 보고서’라는 표현도 썼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나 원내대표는 논란이 된 발언 당시 “우리 여기 업무보고서에 보면 우리 일본이”라고 말했다. 

설명자료에는 나 원내대표가 과거 ‘우리’를 사용한 사례 5~6가지도 포함됐다. 나 원내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KBS규탄집회’에서 “우리 KBS”라고 표현한 사례도 있었다. 이런 점을 보면 나 원내대표는 일본과 친밀성을 강조하기 위해 ‘우리 일본’이라는 표현을 썼다기보다 평소 말 습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은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된 와중에 아무 생각없이 그런 표현을 한 것은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 “한마리도 개념없는 정치인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도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의 입에서 그런 표현이 서슴없이 나오는 것도 참으로 민망하고, 해명하는 모습도 안쓰럽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이 나 원내대표의 진심을 오해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스스로 발언과 행보를 돌이켜 보라”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국민 정서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거나, 일본에 대해 ‘우리가 남이가’라는 동질감을 느끼거나 둘 중 하나”라고 지적했고,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통해 한국당의 동맹은 '우리 일본'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아베 총리가 미소 짓고 일본 극우세력들이 신나게 퍼다나를 만한 이야기"라며 "말 어렵게 할 것 없다. 한국당이 계속 국민 뜻을 거스른다면 국회를 떠나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와 함께 일본으로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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