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유니클로가 한국 소비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유니클로 코리아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유니클로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의 결산 발표 중 있었던 임원의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유니클로 일본 본사 임원인 오카자키 다케시 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페이스트리테일링 결산 설명회에서 한국 소비자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질문에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그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한국에서 돈을 벌어가면서 한국 소비자를 무시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가속화됐다. 

유니클로 코리아가 입장문을 낸 것은 한국 소비자의 불만에 위기를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유니클로 코리아는 입장문에서 “당시 전하고자 했던 바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고객께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이며, 그러한 노력을 묵묵히 계속해 나가겠다는 취지였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부족한 표현으로 저희의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많은 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유니클로측의 사과는 일본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신속한 편이다. 한국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1995년 이래 크게 4번의 불매운동이 있었으나 일본기업이 한국 소비자에게 고개를 숙인 적은 없었다. 유니클로 본사 임원인 오카자키 다케시 역시 그런 점을 의식해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과거와 크게 다르다. 한국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일본기업 리스트까지 공유하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 유니클로 매장 곳곳에서는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는 내용의 피켓을 든 소비자들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니클로코리아의 사과를 이끌어낸 국내 소비자의 단결된 힘이 다른 일본제품들과 아베정권의 수출 규제 조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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