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전 의원.<사진=뉴시스>

16일 북한산 자락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정 전 의원의 사인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우울증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정 전 의원은 20대 총선 낙선 후 우울증을 앓아 극단적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스스로 말한 바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심리상담사, 분노조절장애상담사 자격증을 딴 그는 이혼의 아픔을 겪고 지난해 재혼했다. 이후 서울 마포구에 일식집을 열고 방송에 출연하는 등 활기찬 모습을 보여 왔다. 

정 전 의원은 16일 오후 2시 30분경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북한산 입구에서 내려 산으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 전 의원의 아내가 마포구 자택에 남겨진 유서를 발견한 시각은 오후 3시40분. 정 전 의원 아내의 신고로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 수색을 벌인 끝에 시신을 발견했다. 

정 전 의원이 남긴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를 찾은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지난주에도 통화하면서 8월에 저녁 먹자고 했다. 몇 주 전에도 동료 의원들과 식사하면서 사는 얘기, 정치 얘기를 했다”며 “우울증을 앓고 있던 점은 알고 있었지만 워낙 내색을 안 해 낌새를 몰랐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과 전날까지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믿을 수 없다”며 당혹해 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애통하다. 정두언 형님의 비보를 접하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자택에서 현실을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 어제 방송할 때도 전혀 몰랐는데 세상에 어쩌면 이런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정 전 의원을 애도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자주 만나면서도 '형님, 사실은 많이 좋아했습니다'란 그 말 한 마디 못한 게 너무도 한스럽다“ "TV를 켜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은 선배를 이제 더 이상 뵙지 못한다고 하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걱정도, 슬픔도, 보복도, 아픔도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며 명복을 빌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진짜 합리적인 보수 정치인이었다"며 "부인과 개업한 식당에 때때로 가면 쑥스러운 웃음으로 감사해하던 정 의원, 그곳은 모략도 없어 억울한 누명도 없을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정두언 전 의원의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9시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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