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러시아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품목인 불화수소를 우리 기업에 공급할 의향을 전한 사실이 밝혀졌다.

한겨레는 12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최근 외교 채널을 통해 자국산 불화수소를 우리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을 우리 정부에 전해온 사실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재계 총수 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도 러시아산 불화수소 수입 문제가 언급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은 “러시아 정부가 주러 한국대사를 통해 ‘일본산보다 순도가 높은 러시아산 불화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힌 것.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에 사용된다. 일본 정부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을 제작할 때 감광제로 쓰이는 레지스트와 함께 불화수소를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했다. 이들 품목 중 일본산 비중은 레지스트가 83.2%,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84.5%, 불화수소는 41.9%에 달한다.

러시아의 공급 제안을 우리 기업이 받아들일지는 확실치 않다. 공급사를 바꿀 경우 시험기간이 필요해 반도체 생산량을 줄여야 하기 때문. 고순도 불화수소는 민감한 물질이이서 테스트 기간만 2개월 넘게 걸린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 규제를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기업들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수입처를 일본에서 러시아로 바꿀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불화수소로 인한 국내 기업의 타격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삼성전자라는 큰 거래선을 잃은 일본 제조사의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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