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G20 일정과 관련해 전현직 청와대 대변인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박근혜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사실관계를 두고 공방을 벌인 것.

민 대변인은 9일 자신의 SNS에 “아나운서 출신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어차피 서로 말하는 게 직업이고 싸움은 먼저 거셨다. 시시하게 혼자 라디오 방송 전화 연결해서 준비한 원고 읽다가 말도 안 되는 소리 더듬거리지 말고 우리 TV 생방송에서 한 판 시원하게 붙자”고 제안했다. 이어 “서로 준비를 해야 할 테니까 오늘 중으로 답을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고 대변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예전에는 회사 후배였는지 모르나 지금은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한 시간도 아까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토론 제안을 거절했다. 이어 “마이크 앞에 서 보신 분이기에 ‘마이크’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이 든다”면서 “마이크는 칼과 같아서 잘 쓰면 모두를 이롭게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모두를 해치게 된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또 “부디 ‘바른 다스림’으로 대한민국 정치의 ‘격’을 높여 주시기 바란다. 그것만이 정치 영역에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의 토론 거절에 민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은 정치인이 아니라는 것을 늦게라도 알아서 다행”이라며 “그런 분이 자기 친정도 아닌 방송국의 프로그램에 나와서 왜 그러셨냐”고 물었다. 그는 “저는 2년동안 청와대 근무하면서 방송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없다. 조심스러워서다”고 말했다. 또 “브리핑 자료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기자 분들은 어떻게 모셔야 하는지 등 궁금한게 있으면 방송에서 그러지 말고 직접 문의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두 사람의 설전은 지난 5일 민 대변인이 SNS에 ‘문 대통령의 G20 일정 불참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민 대변인은 “오사카의 문재인 행방불명 사건 동영상이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다.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며 “문 대통령은 일본에 뭐하러 가셨나? 유일하게 자리 비운 대통령은 전 세계 지도자들 가운데 우리 대통령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고 대변인은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나와 “개최국이 전체 영상을 다 공개하지 않아 풀영상 자체가 없다. (해당 영상에는) 거짓 정보들이 너무 많아 열거하기 힘들다. 황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 대변인을 겨냥해 “팩트를 생명으로 생각하는 기자 출신이지 않나. 한 번이라도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려 시도해봤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관계를 확인했는데도 그렇게 말씀하신 거라면 의도가 뭔지 궁금하다. 팩트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청와대 대변인까지 하셨는데 어떻게 기사 쓰고 어떻게 브리핑을 하셨는지 궁금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 대변인은 SNS를 통해 “질문에 답을 하자면 기사는 잘 써서 한국방송협회 방송대상 두 번, KBS 특종상,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다 받았다. 청와대 대변인 생활 2년 동안의 브리핑은 지금 정치 부장들 하고 계시는 당시 1호 기자분들께 여쭤 보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