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주 걸스로봇 대표의 페이스북 글 갈무리

전직 중앙일보 기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와 용산 참사에 대한 기사가 의도적인 프레임에 따라 작성됐다고 고백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이진주 걸스로봇 대표는 페이스북에 중앙일보 기자로 재직하던 시절 있었던 일에 대해 털어놓았다.

이 대표는 2008년 초 중앙일보 44기 공채기자로 입사했다가 퇴직한 뒤 2015년 여성공학자를 지원하는 모임인 걸스로봇을 설립하고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중앙일보 기자로 재직하던 2009년 4월 10일,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미국 유학 중 월세 3600달러의 고급주택에서 거주했다고 보도했다. 노건호씨가 방과 화장실이 각각 3개인 고급주택단지 2층집에서 생활했으며 집값은 약 110만 달러(약 15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또 건호씨가 폴크스바겐 투아렉과 현대자동차 그랜저TG 두 대를 보유한 사실도 전했다. 학생 신분의 건호씨가 감당하기엔 지나치게 호화로운 유학생활이라는 비판적 보도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대표는 데스크에게 노건호씨를 취재하라는 메일을 받고 미국에서 30명을 취재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 집이 그다지 비싼 집이 아니고 자동차가 그렇게 비싼 차가 아니며 그 골프장이 그리 대단한 게 아니란 건 저도 알고 데스크도 모두 알았지만 어찌됐든 기사가 그렇게 나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그 죄를 부인할 마음이 없다. 나는 역사의 죄인이며 평생 속죄하며 살아가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또한 용산 참사 때 정부가 유족에게 위로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단독 기사를 작성한 데 대해서도 사과했다. 

용산 참사는 용산 4구역 재개발의 보상대책에 반발해 온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 등 30여명이 적정 보상비를 요구하며 2009년 1월 20일 새벽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위치한 남일당 건물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 등 6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당시 작성한 기사에서 이 대표는 용산구청과 경찰이 세입자 가족에게 2억2000만원의 위로금을 제안하고 유족 측이 이를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유족은 해당 보도가 거짓이며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보도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관련 정보를 한 형사로부터 받았다면서 “저는 사람의 목숨값을 돈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그게 어느 쪽에서 어떤 목적으로 생산된 정보인지를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 그때 저는 사람의 마음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이 대표의 페이스북 고백은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용기 있는 고백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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