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회에 주가 하락까지 겹쳐 주주들 불만 목소리 커

현대해상이 계속된 주가 하락과 박찬종 전 사장의 돌연 사퇴로 고민에 빠졌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약 777억원으로 전년 동기(1077억원) 대비 약 300억원(△27.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220억원으로 전년 동기(1473억원)에 비해 약 253억원(△17.1%) 줄어들었다.

현대해상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2015년 2033억원에서 2017년 4728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였던 현대해상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1%(1138억원) 감소했다.

현대해상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손해율 증가로 인한 보험영업손익 악화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일반보험 손해율은 2017년(65.95%)에 비해 오히려 4.41%p 하락한 61.54%로 개선됐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같은 기간 79.53%에서 85.64%로 6.11%p 상승했다.

이 때문에, 현대해상의 보험영업손익은 2017년 1조8214억원에서 지난해 1조4310억원으로 3904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총자산이익률(ROA) 또한 같은 기간 16.13%에서 6.18%p 하락한 9.95%까지 내려앉았다.

올 1분기에도 실적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자 주가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해상 주가는 지난 3일 전일 대비 3.75% 하락한 2만6950원으로 거래가 마감됐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2일 종가가 3만97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6개월 만에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셈.

특히, DB손보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해상의 최근 부진은 뼈아프다. 올 1분기 현대해상과 DB손보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각각 19.5%와 19.6%로 박빙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경우 자칫 2위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DB손보 또한 전반적인 업계 불황 속에 지난해 순이익(5148억원)이 전년(6220억원) 대비 17.2%(1072억원) 줄어든 데다 주가 또한 연초에 비해 20% 이상 하락세를 보이며 고전 중이라, 2위 경쟁에서 뚜렷하게 치고 나가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해상의 순이익 감소폭이 경쟁사보다 큰 것은 여전히 불안요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3년부터 6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박찬종 사장이 지난 1일 돌연 사임했다. 박 전 사장은 1977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현대전자를 거쳐 2003년 현대해상으로 자리를 옮긴 ‘현대맨’으로 기획관리·인사총무지원·기업보험·CCO(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부문을 맡아 이철영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체제를 구성하며 회사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박 사장이 지난 3월22일 주주총회에서 3연임이 결정된 지 약 3개월 만에 돌연 사임을 결정하면서 업계에서도 사임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설, 세대교체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대해상은 “일신상의 이유로 인한 사임”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금투업계에서도 현대해상 2분기 실적이 호전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현대해상으로서는 박 전 사장 사임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해상은 최근 운전습관 연계 보험(UBI), 효도플랜 등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으며 손보업계 출혈 경쟁 속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현대해상이 연이은 악재 속에 부진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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