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고 1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지난달 29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뒤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한국·미국·북한 등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인 순간에 미국 언론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CNN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으로 20걸음 걸어 들어가며 은둔의 나라(북한)에 최초로 입성한 현지 미국 지도자가 되는 역사를 만들었다”며 이날 회동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CNN은 3국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 “상상할 수 없었던 만남”이라며 “전임 대통령들도 쌍안경을 통해 북측을 바라보며 같은 여정을 보낸 적이 있지만, 아무도 실제로 북측 지도자를 만난 적은 없다. 현역 미국 대통령이 북한으로 넘어간 적도 없다”도 강조했다.

하지만 CNN은 다른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짧은 방북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쟁보다는 현상유지가 낫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발언했던 비확산 아젠다로부터 한발 물러선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이날 회동을 평가했다. CNN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조성한 위험이 사라졌다고 말했지만, 중대한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장거리 미사일 및 핵실험 중단 등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만들어냈다고 주장한 안보 상황이 유지되느냐는 사실상 김 위원장의 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친트럼프 성향으로 알려진 폭스뉴스 또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은둔의 나라에 들어선 첫 현직 대통령이 됐다”며 회동 소식을 자세히 전했다.

다만 폭스뉴스는 이번 회동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윌리엄 토비 전 미 국가핵안보국 부국장과 주디스 밀러 전 뉴욕타임스(NYT) 기자의 기고문도 함께 보도했다. 이들은 “북한은 여전히 35~60개로 추정되는 핵폭탄 추가 생산을 위해 핵분열 물질을 대량생산하고 있다. 또한 이를 운반할 완벽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으며, 단거리 미사일 시험도 재개했다”고 지적하며, 북미 정상간의 만남을 “위험한 도박”이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이어 “자신의 외교정책에 대한 인정과 승리를 절실하게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거부했던 (북한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고, 부분적 비핵화의 대가로 대북제재를 해제할 수도 있다는 것은 미국의 안보에 심대하고 장기적인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 재개에 동의했다”며 “지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에 두 정상은 수주 내로 실무협상을 다시 시작하자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정책이 전임 대통령들이 이루지 못한 일들을 해낼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우호관계의 과시를 통해 통해 정체된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도박을 감행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의 절반 이상 동안 (북한과의) 오랜 분쟁을 해소하기를 갈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그의 대선 캠페인을 잠재적으로 뒷받침할 핵심적인 유산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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