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났다.<사진=뉴시스>

남북미 정상의 30일 판문점 ‘자유의집’ 회동에 대해 여야 5당 대표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민주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데 무게를 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는 세기의 만남이 이뤄져 한반도 평화를 향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전 66년 만에 미국 대통령이 북한 땅을 처음으로 밟았고, 짧은 만남을 기대했는데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진행됐다”며 “사전 합의가 없었음에도 신속한 회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남북미 정상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핵화 협상이 재개됐는데, 포괄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협상을 2∼3주 내에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았는데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이 성과를 발전시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괄적 합의를 언급한 것이나,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시작한다고 밝힌 것은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북핵 협상을 타개할 좋은 신호라 생각한다”면서 “북핵 폐기라는 본질적인 목표를 이뤄가기까지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고집하며 살라미 전술 펼치고 있어 실무협상이 열려도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 진정한 중재자 역할을 하려고 한다면 북한의 태도를 바꾸도록 설득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미국은 철저하게 자국 안보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통미봉남과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사이에서 또 다른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그런 측면에서 어제 회담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 것은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라며 "문 대통령이 대화 외에 평화를 이룰 방법이 없다고 말한 것도 안보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한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할 대목”이라며 “우리의 비핵화 원칙이 불분명하고, 한미 양국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 우리의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우리 당은 정부가 진정한 평화를 위해 올바른 길을 간다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잘못된 길을 고집한다면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지도자가 그 정전 협정의 그 장소성, 거기서 만났다는 것은 이제 과거에서 현재를 믿고 미래로 넘어가는 그것을 세계에 보여줬다는 그 본질의 현장에 도착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평가했다.

이어 “냉전 66년 동안은 증오와 대결의 66년이었고 이제 그걸 바탕으로 서로 좋아한다, 친구다. 국가 간의 관계도 적대적 관계에서 정상적인 관계로 전환하는 것이 지금 비핵화 문제의 핵심”이라며 “핵 문제는 적대적인 관계의 산물인데 적대관계가 사라지면 핵도 사라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 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영토에서 이뤄진 회담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역할도 존재도 없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혼자 남북 경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맞이했고, 회담 장소에는 성조기와 인공기만 걸려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미 정상이 함께한 시간은 3분에 불과했다. 북미회담이 진행된 53분간 문재인 대통령은 다른 방에서 기다려야 했다”며 “문 대통령은 조연을 자처했지만 한반도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인 한국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역사적인 3차 북미정상회담을 크게 환영하지만 우리도 더는 수동적 역할에 머물러 있을 때가 아니다.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이 외톨이가 되거나 ‘코리아 패싱’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60년 넘게 한반도를 지배해온 냉전체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남북미 정상이 한자리에 서는 놀라운 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이후 최초로 북한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 됐다. 대담한 제안을 한 트럼프 대통령과 그 제안을 과감히 수용한 김정은 위원장 그리고 분주하게 물밑노력을 전개한 문재인 대통령 모두가 승자인 하루였다"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북미정상은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 국면을 풀기 위해 '각각 새로운 대표를 지정해 포괄적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노딜'은 작년 싱가포르성명 당시 합의된 동시적 병행적 해법 대신, 선비핵화론으로 후퇴한 데서 초래됐다. 다행히 최근 스티브 비건 특별대표가 싱가포르성명의 동시적 병행적 실천을 다시 제시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를 개시하기 위한 비핵화의 입구로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제안했다"며 "한발씩 양보한 포괄적 목표 설정, 단계적 실천을 통해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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