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제1차 최고위원,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정동영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평화당이 분당 위기에 처했다.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박지원 의원의 비당권파 사이의 권력투쟁이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당은 26일 정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대변인단 교체 안건을 의결 처리했다. 정 대표는 기존 당 대변인 3명 중 김정현 대변인을 해임하고, 새 대변인 3명을 임명했다. 이에 비당권파는 ‘자기 사람 심기’라고 맹비난했다. 해임된 김정현 대변인이 박지원 의원과 가깝다는 이유로 배척됐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김 대변인은 "교체 당일까지도 교체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은 지난 10일 정 대표가 박주현 대변인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전격 임명했을 때 이미 예고됐다. 당시 최경환 최고위원과 유성엽 원내대표 등 비당권파는 정 대표 등 현 지도부가 전북 출신 일색인 만큼,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전남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반발했지만 묵살됐다. 현재 평화당 최고위원 8명 중 5명이 당권파다. 

갈등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노선 차이에서 비롯됐다. 비당권파는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유성엽, 최경환, 김종회 의원 등으로 이들은 제3지대 창당으로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창당 후 1년이 넘도록 당 지지율이 1-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는 도저히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정동영 대표의 당 운영방식을 비판했다. 

비당권파 한 의원은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거나 '제3지대' 신당 창당으로 돌파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은 필패"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대표가 이 뜻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국 분당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도 "이대로 내년 총선을 치를 경우 모두 공멸할게 뻔하다. 정 대표가 사심을 버리고 당의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 의원들은 '자력자강론'을 펼치고 있다. 당력을 한곳으로 집중하되 제3의길을 모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총선에 임해야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양 계파는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갈등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양새다. 국회 정상화가 최대 현안인 상황에서 당 내분이 표면화할 경우, 양측 모두 득보다 실이 크다는 인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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