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포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9'에 따르면, 국내 독자들의 언론신뢰도가 조사대상 38개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국내 독자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종이신문의 구독률이 점차 하락하는 가운데 유튜브가 새로운 뉴스공급 채널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한국, 언론 신뢰도 38개국 중 38등... 국내 언론 중 JTBC가 1위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지난 13일 발표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9’에 따르면, 국내 언론이 보도하는 뉴스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는 지난해에 비해 3%p 하락한 22%로 조사대상 38개국 중 꼴찌였다. 한국에 이어 뉴스에 대한 신뢰가 낮은 국가는 프랑스(24%), 그리스(27%), 헝가리(28%), 대만(28%) 등의 순이었다.

뉴스 전반에 대한 불신도는 36%로 프랑스(45%), 미국(43%), 아르헨티나(37%)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신뢰응답과 불신응답의 격차는 –14%p로 프랑스(-22%p)에 이어 2위였다.

국내 언론에 대한 높은 불신은 최근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이 ‘디지털 뉴스 리포트’의 조사대상으로 포함된 것은 2016년 보고서부터다. 당시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22%로 집계돼 26개국중 25등으로 겨우 꼴찌를 면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올해까지는 전부 조사대상국 중 신뢰도 최하위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개별언론사 중에서는 JTBC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뢰도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신뢰도 점수는 지난해 6.79에서 올해 6.18로 소폭 감소했다. 그 뒤는 YTN(5.97), KBS(5.83), SBS(5.78), MBC(5.63) 등의 순이었다. JTBC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이용한 언론’ 항목에서도 50%의 응답을 얻어내 온라인을 제외한 언론매체 중 이용빈도 1위를 차지했다.

<자료=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 포털 ‘유지’, 종이신문 ‘하락’

이번 보고서에서 특별히 주목할만한 부분은 국내 뉴스공급채널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독자들이 뉴스를 접하는 경로는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온라인이 83%로 가장 높았으며, 텔레비전은 67%, 종이신문은 19%에 불과했다. 특히 종이신문은 2016년 28%에 비해 9%p나 하락해 영향력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를 접하는데 이용하는 장비 또한 스마트폰이 70%로 2016년(66%)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 PC를 통해 뉴스를 확인한다는 응답자는 같은 기간 60%에서 52%로 하락했다.

반면 포털사이트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온라인 언론매체 중 이용빈도 1, 2위는 네이버(66%)와 다음(34%)의 차지였다. 그 뒤는 JTBC온라인(26%), KBS온라인(23%), YTN온라인(23%) 등 기존 언론사의 온라인뉴스채널들이 차지했다.

또한 보고서는 한국 독자들의 온라인뉴스소비행태가 포털과 뉴스 어그리게이터에 과도하게 편중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독자들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를 통한 검색(48%)이나 뉴스 어그리게이터(27%)를 통해 뉴스를 확인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반면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뉴스를 확인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응답자는 4%에 불과했다.

<자료=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 유튜브 약진, 새로운 뉴스공급채널로 부상

새로운 뉴스공급채널로 부상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중에서는 유튜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일주일 간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접한 적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0%로 터키(57%), 대만(47%), 멕시코(41%)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유튜브 이용자를 대상으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5%가 지난해보다 유튜브 사용시간이 늘었다고 답했다.

실제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유튜브 모바일앱 사용자는 한달 간 1094분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네이버앱 사용자들의 월 평균 이용시간(700분)보다 400분 가량 더 많은 것이다.

다른 소셜미디어와 비교해도 유튜브의 약진은 눈에 띈다. 이번 보고서에서 유튜브 이용시간이 증가했다는 이용자는 45%, 줄었다는 이용자는 12%로 집계됐다. 반면 페이스북은 증가 17%, 감소 28%로 집계됐으며, 카카오스토리는 증가 10%, 감소 44%, 밴드는 증가 18%, 감소 32%였다. 유튜브와 카카오톡(24%, 11%), 인스타그램(26%, 26%)의 사용시간이 늘어난 반면,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의 사용시간은 줄어든 것.

게다가 사용시간이 늘었다고 답한 이용자 비중과 감소했다고 답한 이용자 비중 간의 격차를 고려하면 유튜브(33%p)의 성장세는 카카오톡(13%p)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다른 소셜미디어들이 뉴스공급채널로서의 영향력을 점차 잃고 있는 반면, 유튜브는 오히려 지위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셈이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유튜브 이용률이 비슷하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한국 55세 이상 연령층의 유튜브 이용률은 42%로 38개국 전체 평균(22%)보다 20%p 높았다. 이는 전체 연령대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응답자의 연령대별 유튜브 이용률은 18~24세 41%, 25~34세 36%, 35~44세 42%, 45~54세 37%였다. 반면 38개국 평균의 경우 18~24세 35%에서 55세 이상 22%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이용률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각국의 디지털 뉴스 이용 및 생태계 현황을 비교분석해 ‘디지털 뉴스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 2019년은 영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 유고브(YouGov)가 38개국 7만5000여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지난 1월말부터 2월까지 조사를 실시했다. 국내에서는 2035명의 응답자가 이번 조사에 참여했다. 

보고서 전문은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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