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 인식개선’을 올해의 중점 과제로 선정했다. 부정적인 인식에 가려진 게임의 순기능을 홍보하기 위한 취지다. 그렇다면 대중들은 게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이코리아>는 “e스포츠도 스포츠일까?”, “게임중독은 병일까?”, “게임, 아이에게 시켜도 될까?” 등 지금 이뤄지고 있는 사회적 논의에 대해 알아봤다.

사진 = 픽사베이

WHO의 게임중독 질병 지정이 적절했는지에 관한 논쟁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찬성 측은 “게임에 중독되면 우울증이나 공격성과 같은 인지 기능에 부작용을 일으킨다”며 질병으로 지정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반대 측은 “게임은 중독 유발 원인이 아니다”라며 원인은 개개인의 환경에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과도한 게임 이용이 건강, 인간관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에는 찬반 측이 모두 동의하고 있다. 특히 자기조절능력 부족으로 게임중독에 취약한 청소년들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아이에게 게임을 시켜도 될지 걱정하는 학부모들도 늘고 있다.

먼저, 순기능만 놓고 본다면 게임은 아이에게 좋은 장난감이 될 수 있다. 학계에서는 대부분의 게임에 공통적으로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있다는 데 공감하며, 게임이 학업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6년 미국 콜롬비아대학-프랑스 데카르트대학 공동 연구팀은 “6세에서 11세 사이의 초등학생 3195명을 대상으로 게임과 정신 건강, 학교 성적, 사회성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게임을 즐긴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지적 기능은 1.75배, 학교 성적은 1.88배 높았고, 사회성과 인간관계도 좋았다”고 주장했다.

게임은 장르에 따라 순기능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2009년 미국의 리차드 하이어 캘리포니아 주립대 신경과학박사는 “피험자들에게 50일간 매일 30분씩 ‘테트리스’를 시킨 결과, 두뇌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2017년에는 강동화 교수가 이끈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실시간 전략 게임(RTS)이 시각·지각 학습효과 및 고위인지능력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한덕현 교수의 중앙대병원 연구팀은 “하루 50분 영어 게임을 한 아이들은 영어 능력 향상은 물론이고 뇌의 브로카 영역(Broca's area)과 전두엽 부위의 연결성을 증가시키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순기능이 있는 게임이라도 과도하게 이용하면 부작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 2015년 김기숙, 김경희 연구간호사는 “사춘기 청소년에게 부모와의 관계는 청소년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며, 인터넷 게임중독은 이러한 갈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016년 심리학자 메머드 사힌 교수 등은 “게임중독과 학업 성취 간의 상관관계를 설문조사한 결과, 상호 간에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게임중독은 성인이 되면 자연 치유된다는 주장도 있다. 정의준 건국대 교수는 지난 4월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석해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은 병리적 중독이 아닌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고 말했다. 정의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게임 과몰입 청소년은 특별한 조치 없이도 50%~60%가 1년 내 일반 이용자로 돌아가며, 5년이 지나면 98%가 일반 이용자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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