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면 누구나 자식이 잘 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래서 죽기 전에 무엇인가 하나라도 남겨주고 싶은 것이 소망이다. 그런데 자식을 위해 계획을 세운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물을 쌓아서 물려주는 것만을 최상의 가치로 여긴다. 그래서 넓은 전답(田畓)과 여러 저택을 소유하고, 돈이 여러 대에 걸쳐 다 쓰지도 못할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오히려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식에게 무엇을 남겨주느냐에 따라 자식에게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司馬溫公曰 (사마온공왈)
積金以遺子孫(적금이유자손)이라도 未必子孫(미필자손)이 能盡守 (능진수)요 
績書以遺子孫(적서이유자손)이라도 未必子孫(미필자손)이 能盡讀(능진독)이니 
不如積陰德於 冥冥之中(불여적음덕어 명명지중)하여 以爲子孫之計也(이위자손지계야)니라.
司馬溫公(사마온공)이 말하였다. 

“돈을 모아 자손에게 물려준다 할지라도 자손이 반드시 지킬 수는 없으며, 책을 모아 자손에게 남겨준다 할지라도 子孫(자손)이 반드시 다 읽을 수는 없다. 남모르는 중에 德(덕)을 쌓아 子孫(자손)을 위해 계획을 하느니만 못하다 라고 하여 冥冥명명(어둡고 어두운 가운데) 陰德(음덕)을 쌓아 子孫(자손)에게 넘겨줄 것을 勸(권)했다.

적금(積金), 돈을 쌓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남길 유(遺), 그러므로 유자손(遺子孫)은 자손에게 물려준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돈을 모아서 그 모은 돈을 자손에게 남겨주더라도, 미필, 아닐 未(미)에 반드시 必(필), 적금 부은 돈을 받은 자손, 그 자손이 능히 다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게 무슨 뜻인가. 아무리 돈 많이 모아서 자손에게 유산으로 남겨주더라도 그 돈 받은 자손이 그 돈을 다 지켜놓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이다. 

결국 사마온공의 메시지는 그것이다. 돈 물려줘 봤자, 요즘 돈 물려줘서 싸우는 것이 한두 가지인가. 아버지와 자식이 다툰다. 내가 준 땅 다시 내놔라, 못내 주겠다, 법정까지 간다. 무서운 이야기다. 돈 많이 남겨도 자식끼리 싸우게 만들 수 있다. 누구는 많이 줬네, 나는 조금 줬네, 자식들 많이 싸우는 거밖에, 특히 재물을 지킬 능력이나 현명함이 갖추어 지지 않은 자손에게 재물을 물려주면 오히려 그 자손을 망하게 하고 자칫 자손간의 불화(不和)를 일으키는 불행의 씨앗이 될 것이다.

사마온공은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것이 더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돈을 쓸 줄 알아야 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에게 도움 준 사람들에게, 적금 부어서 자손에게 물려주지 말라,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두 번째 적서(績書), 책을 모아서 그 모은 책을 가지고 자손 물려주더라도 반드시 자손이 다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똑같은 문장구조이다. 다만 돈金(금)과 書서)만 바뀌었다. 

績書以遺子孫(적서이유자손)이라도 未必子孫(미필자손)이 能盡讀(능진독)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책을 많이 읽어 지혜롭게 살라고 좋은 책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줘도 다 읽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이다. 자손에게 책을 물려주는 것은 자식을 가르치는 것이니 재물보다 나을 수 있으나 유형의 재산인 많은 책을 물려주기보다는 무형의 재산인 책을 읽는 습관을 물려줌이 더 현명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다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不如積陰德(불여적음덕), 쌓기는 쌓는데, 음덕을 쌓으라는 것이다. 음덕이 무엇인가. 음덕과 반대는 양덕이다. 음덕은 아무도 모르게 어둡고 어두운 데에서 덕을 쌓는 것이다. 

고아원에 가서 아이들과 사진 찍어 걸어놓고, 봉사활동 증서 만들어 놓고, 이렇게 폼 잡는 것은 양덕이다. 그것도 덕은 덕이지만 남모르게 덕을 쌓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어느 누구도 나의 선한 행동에 대해서 평가를 안해 주지만 내 자신이 기쁜 일이라는 것이다.  

그 음덕을 어디에 쌓으라는 것인가. 명명지중, 어두울 冥(명), 어둡고 어두운 가운데에 음덕을 쌓으라는 것이다. 그게 훨씬 더 남는 장사라고 말한다. 

그 쌓은 덕을 가지고 그 자손, 모든 것이 내 자손에 대한 덕이 된다  라는 것이다. 돈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주더라도 자손이 다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책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주더라도 자손이 다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명명지중, 어둡고 어두운 가운데 남몰래 음덕을 쌓아서 그 음덕을 쌓는 결과가 내 자손의 복으로 돌려지게 하는 것이 낫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웰빙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웰빙이 화두이다. 어떻게 하면 잘 살 것이냐, 그래서 인스턴트 음식은 먹지도 않는 사람들도 많다. 요가가 성행하고, 건강 챙기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고, 웰빙이라는 것이 화두인데, 웰다잉도 중요하다. 

웰다잉이 무엇인가. 잘 죽는 것, 잘 살면 무엇할까. 온 가족 원수 만들어 놓고 죽으면 안 될 것이다. 결국은 마무리이다. 어떻게 내가 마무리 할 것인가, 결국 음덕을 쌓고 주변 사람들에게 갚아주고, 그런 음덕을 쌓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나에게도 기쁨이고, 더 나아가서 자손들에게도 복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필자소개] KT 사내역량강화 팀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미래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윈윈긍정변화컨설팅 대표교수, JK비전경영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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