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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전광훈 목사 ‘본회퍼’ 인용 ‘진실과 거짓’
  • 최서율 기자
  • 승인 2019.06.10 18:11
  • 댓글 1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가 문 대통령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광훈 목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하며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말을 인용했다. 그렇다면 본회퍼는 전 목사가 주장한 그런 말과 행동을 실제로 했을까. <이코리아>는 ▲본회퍼의 생애와 기독교적 저항정신 ▲히틀러 암살 모의 등을 토대로 전광훈 목사 발언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봤다. 

본회퍼는 독일 국민들 사이에서 ‘정의로운 신학자’이자 ‘행동하는 양심적 지식인’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1906년 독일 프로이센에서 출생한 그는 전통적인 개선교 가문의 영향을 받고 자랐다. 정신과 의사인 아버지는 본회퍼가 신학자가 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겼으나 본회퍼는 자신의 신념대로 신학에 전념했다. 이후 히틀러 정권이 들어서고 유태인 박해가 시작되자 반 나치운동에 가담한다. 부유한 집안에서 촉망받던 젊은 신학자는 이때부터 가시밭길을 걷기 시작한다.

◇ 전광훈 '미친 놈 운전대 사살' VS 본회퍼 "운전대 탈취"

전광훈 목사는 고초를 겪은 본회퍼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발언을 했지만 본회퍼의 실제 삶은 전 목사 주장과 전혀 다르다. 본회퍼는 누구처럼 여성 신도를 상대로 “빤스 내리라”는 말은 입에 담지도 않았고, 개인의 영달 대신 저항을 택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인도의 간디와 비견되기도 한다. 

다시 전 목사의 발언으로 돌아가보자. 전 목사는 2018년 12월 열린 한 집회에서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가 미쳐서 유럽을 피바다로 만들려고 할 때 신학자 존웨퍼(본회퍼)가 나타나서 미친놈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친놈이 운전대를 잡으면 사살해야 한다. 지금 내 마음의 신념이 존웨퍼와 같다”고 주장했다.

멀쩡한 이름을 놔두고 본회퍼를 존웨퍼로 둔갑시킨 것은 사소한 실수로 치자. 간과해서 안될 점은 전 목사가 말한 '미친 놈 운전대'와 본회퍼 '운전대론'의 차이다.

전광훈 목사는 '사살'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썼지만 본회퍼는 그런 식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 본 회퍼는 “만일 어떤 미친 운전수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인도 위로 차를 몰아 질주한다면 목사인 나는 희생자들의 장례나 치러주고 가족들을 위로하는 일만 하는 것이 유일한 임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 자동차에 뛰어올라 그 미친 운전수로부터 핸들을 빼앗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미친 운전수로부터 대중을 구하려는 의지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다.

◇ “청와대 진격해 순교” VS “히틀러 암살 모의”

1933년 1월 30일 히틀러는 독일 총통 자리에 오른다. 이후 독일은 유대인 배척주의, 군국주의,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정치적 상황이 계속해서 전개된다. 이는 본회퍼의 ‘교회는 타인을 위해 존재한다’라는 이념에 반하는 것이었다.

본회퍼는 간디의 비폭력 저항 운동을 따르려 한 평화주의자다. 이런 그가 ‘히틀러 암살 모의’라는 결단을 내린 것은 '히틀러 우상화'와 '유태인 박해' 때문이다.

본회퍼는 1933년 2월 1일 <지도자와 젊은 세대>라는 라디오 강연을 통해 “스스로 신성화하는 지도자의 직위는 신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해 4월에는 히틀러의 유대인 박해를 비판하면서 “교회는 바퀴에 깔린 희생자를 치료하는 일에 만족하지 않고 바퀴 자체를 틀어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본회퍼의 이 말은 60대 여성 신자에게 청와대로 진격해 순교 운운한 전 목사의 주장과 차이가 있다.

본회퍼는 히틀러 암살 음모에 가담하는 일이 죄라는 것을 인정했다. 다만, 그 죄를 타인과 다음 세대를 위해 감당해야 할 과업이라고 여겼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목사 발언은 ‘반기독교적 행위’

한국기독교협의회는 10일 전광훈 목사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고 “‘히틀러’와 ‘미친 운전사’ 운운하며 정치적 집단 살해를 선동, 획책하는 것을 바라만 보는 것은 전광훈 목사가 인용한 본회퍼의 예언자적 저항의 영성에도 맞지 않는 것이기에 우리(한국기독교협의회)의 입장을 밝히며 자기성찰적 자세로 일치를 위한 상호변혁의 길을 갈 것을 다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몰역사적 인식과 거짓된 통계를 기반으로 대중을 호도하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마치 한국교회 전체의 대표인양 자아도취에 빠진 채, 주권재민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허무는 정치 도발을 일삼아왔다”고 전 목사를 성토했다. 

본회퍼 신학의 본질은 고난을 함께 나누는 삶의 실천에 있다. 그의 삶은 영화로도 제작돼 국경을 넘어 큰 감동을 안겨줬다. 갈등과 분열을 강조하는 전 목사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인 것이다.

최서율 기자  0001244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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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용 2019-06-10 21:02:43

    좋은글 감사합니다
    동감하고 동감합니다
    전광훈 저분은 삯군목사 입니다
    저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는 성도들도 어이가 없지요
    다 같이 지옥길로 가는줄도 모르고.....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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