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SK 3세 회사에 일감몰아줘 사익 편취"

유력 급식업체 후니드가 SK와 SBS로부터 일감을 몰아받았다는 내용의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사진=뉴시스>

SK그룹이 오너 일가가 대표로 있는 급식위탁업체 ‘후니드’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은 21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과 박정훈 SBS 사장을 배임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또 최태원 회장과 SK 3세 최영근 씨, SKT 및 SK하이닉스 대표이사도 공동정범으로 수사의뢰했다. 이들 단체는 또 공정위에도 같은 혐의로 신고됐다.

SK·태영, ‘후니드 일감 몰아주기’ 의혹

SBS노조와 시민단체는 "SK 등이 SK그룹 3세가 주요 주주로 있는 후니드에 적정가격 대비 높게 수의 계약을 체결,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면서 회사 급성장의 배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1996년 이후 태영매니지먼트, 2013년 이후 후니드와 SBS 등 계열사와의 각종 용역계약을 수의 체결하면서 태영매니지먼트 및 후니드에 타 업체 대비 약 5%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장해 최소 총 40억 원 수준의 손해를 SBS와 그 계열사들에게 끼쳤다는 설명이다.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의 평균 영업이익율은 약 5%로, 중소급식업체 평균은 2~3%인 현 상황에서 자본금 10억 원에 불과한 후니드의 지난 3년간 영업이익률은 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년 간 매출과 영업이익 면에서 모두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SBS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설립된 후니드는 2013년 11월 있던 태영매니지먼트 흡수합병 이전까지 SK그룹 3세 최영근 씨 삼남매가 지분 70%를 소유했다.

태영매니지먼트는 1996년 설립 당시 윤 회장이 지분율 99.99%를 소유한 회사로, SBS의 주요 용역사업을 맡아 2012년 기준 매출 204억 원, 영업이익 5억5,000만원에 달하는 회사로 발전했다.

후니드는 설립 직후부터 SK그룹의 각종 급식 및 인력 서비스를 수주, 2005년 각 115억 원, 5.3억 원이던 매출 및 영업이익이 2018년 각 2,002억 원, 108억 원으로 증가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후니드는 2013년 태영매니지먼트와 흡수합병 이후 SBS와 SBS플러스, 태영건설 등 태영그룹 계열사 용역까지 수주했다. 태영건설 여의도·마포사옥 관리는 물론, SBS 목동, 상암동, 등촌동, 일산탄현 4개 사업장의 시설 경비, 미화, 운전 등 대다수 용역사업을 후니드가 따냈다는 게 SBS노조측 주장이다.

또한 후니드는 지난 2017년 1월 티미디어웍스 합병 후 자체 미디어제작센터를 운영하며 SBS플러스의 방송중계, 촬영, 미술 등 프로그램 제작 파견 용역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연대는 “후니드는 SK그룹 또는 태영그룹 이외에 다른 거래처가 없다”면서 “시설관리· 청소 등 단순관리업무는 물론 급식사업, 방송프로그램 제작 파견인력 제공까지 다양한 분야의 일감을 몰아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SK그룹 일가와 윤 회장 등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태영매니지먼트와 후니드 간 합병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3년 일감 몰아주기 규제 관련 입법예고 직후 양사 합병이 이뤄지면서 SK 최씨 일가의 지분은 67.71%로, 윤 회장은 15.38%로 각각 낮아졌다. 이후 후니드는 SK그룹의 일감과 함께 SBS, 태영건설 등의 발주 용역까지 확보하면서 크게 성장했다는 것이다. 현재 후니드는 SKT·SK이노베이션·SK건설·SK케미칼·SK C&C 등 대부분 SK그룹 계열사 직원식당의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니드 최대주주 에스앤아이 조사 필요성 대두”

최근 후니드의 주주 개편 움직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2016년 최씨 등 SK일가 지분 38.71%가 베이스에이치디로 넘어갔고, 지난해 베이스에이치디의 100% 자회사 에스앤아이가 동지분 및 윤석민 회장 지분(10.48%)을 양도받아 후니드의 최대주주(49.19%)로 올라선 상태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2016년 최씨 삼남매 지분 중 38.7%를 인수한 베이스에이치디는 직원이 6명에 불과한 부동산 임대업자”라며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해 상장기업을 인수·매각해 차익을 노리는 이른바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져 있는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직원 수가 2,600명이 넘는 후니드를 6명에 불과한 베이스에이치디가 인수했다”며 “SK 최씨 일가 삼남매와 윤 회장이 베이스에이치디 명의를 이용한 우회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코리아>는 이들 기업으로부터 일감을 몰아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니드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관계자 연락 후 회신을 주겠다"는 답변을 끝으로 그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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