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화면 갈무리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도를 넘는 정치적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3월 20일 한기총을 방문했다.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신임 회장을 맡은 지 두 달 만이었다. 당시 전 목사는 한기총 회원들이 다수 모인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일찍이 준비하셨던 황교안 대표님을 자유한국당의 대표님으로 세워주시고 ‘이승만 대통령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가는 세 번째 지도자가 되어 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의 옆자리에 있던 황교안 대표는 특유의 습관인 눈을 깜박거리며 전 목사의 말을 경청했다. 전 목사의 말은 계속됐다. 그는 “이번에 우리 황교안 대표님의 첫 번째 고비가 돌아오는 내년 4월 15일에 있는 총선이다.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200석 못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이 국가가 해체될지도 모른다하는 위기감을 갖고 한기총 대표회장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의 목소리에는 비장한 결기가 담겨 있었다. 그 결기는 목회자로서 자애와 봉사를 강조하는 것이 아닌 정치적 신념을 더 강조하는 것으로 비쳐졌다. 

20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목사님은 유세 중’ 편에서 이 현장을 다뤘다.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전 목사와 황교안 대표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황 대표는 인터뷰를 거절했고, 전 목사는 응했다. 

전 목사는 ‘빨갱인 의원’ 발언에 대해 “내가 빨갱이 쳐낸다고 했어요? 나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며 부인했다. 제작진은 계속해서 인터뷰를 진행하려 했지만 교회 관계자들에 의해 인터뷰가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교회 관계자들에 의해 카메라가 부셔졌고 카메라 기자가 전치 2주의 부상을 당했다.

‘목사님은 유세 중’ 방송 후 전광훈 목사는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목회를 맡고 있다. 안양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전교조를 명예훼손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고 19대 대선 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적도 있다.

일명 ‘빤스 목사’로 유명한 전 목사는 현 정부에 대해 ‘주사파’ ‘남로당 찌꺼기’ 등 과격한 표현을 서슴지 않아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목사도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는 있지만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과도하게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