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MBC 방송화면 갈무리>

“생쇼를 하고 앉아있네. 황교안씨 생쇼 하지 마세요.”

지난 19일 ‘민생투어 대장정’의 일환으로 제주시 동문 재래시장을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한 시민이 “생쇼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제주MBC가 19일 보도한 영상에서는 갑작스러운 시민의 외침이 놀란 주변인들이 돌아보는 가운데, 황 대표가 미동도 하지 않고 시장 상인과 계속 대화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에서 출정식을 열고 ‘민생투어 대장정’을 시작한 뒤 전국을 돌며 지지기반을 다지고 있다. 패스트트랙 갈등으로 고립된 정국을 장외정치를 통해 타개하겠다는 시도다.

하지만 황 대표의 장외정치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엇갈리고 있다. 전국을 순회하는 과정에서 대중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는 확고하게 다졌지만 당의 외연확장에는 실패했다는 것. 특히 황 대표는 김진태·이종명·김순례 등 '5·18 망언' 의원에 대한 당내 징계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5·18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여론의 거센 반발을 받았다.

실제 YTN ‘노종면의 더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7일 전국 성인남녀 504명에게 황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부정평가가 54.3%로 긍정평가(38.9%)보다 15.4%p 높았다. 한국당 지지층과 대구·경북, 보수층에서는 긍정평가가 높았지만 그 외의 계층 및 지역에서는 대체로 부정평가가 높았다. 특히 외연확장을 위해 중요한 타깃인 무당층과 수도권 및 충청권, 20대 청년층에서도 부정평가를 받은 점은 한국당의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생투어 과정에서 벌어진 각종 논란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12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경북 영천 은해사 '봉축 법요식'에 참석했으나, 관불 의식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하고 합장도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지난 17일에는 세종시에서 열린 ‘세종맘과의 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동성애에 대해서 반대한다. 저의 정치적 입장에서도 동성애는 우리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해 동성애 혐오 논란을 일으켰다.

황 대표의 장외정치가 한국당의 외연을 오히려 좁히고 있다는 것은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3~17일 조사해 발표한 5월 3주차 주간통계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3.2%p 하락한 31.1%로 더불어민주당과 무려 11.2%p의 격차를 보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반면 이번 장외투쟁이 황 대표 개인에게는 ‘남는 장사’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당내 지지세력이 부족한 황 대표가 이번 민생투어로 스포트라이트를 몰아받으며 야당 대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는 것. 또한 국무총리에서 대중정치인으로서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며 차기 대권주자로 전통적인 지지층에게 눈도장을 찍었다는 것도 황 대표가 이번 장외정치를 통해 얻은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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