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10시께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술집 앞에서 여성 경찰관이 난동을 부리던 취객을 제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취객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체력 시비를 빚은 ‘대림동 여경’ 논란은 여혐 시각에서 왜곡되고 부풀려진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지난 13일 구로구 대림동의 한 술집에서 술 취한 남성 1명으로부터 뺨을 맞은 남성 경찰관이 그를 제압하려 하자, 다른 남성이 남경과 여경을 밀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 동영상에서 여성 경찰관은 현장에서 무전으로 도움을 처해 미숙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경도 경찰관인데 술 취한 사람 하나 제압을 못하느냐는 비판부터 체력이 약한 여경은 뽑지 말아야 하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은 1분 59초가량의 전체 동영상을 공개하고 "여경이 피의자를 제압했으며, 소극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에서 여경은 "남자분 한 명 나와 주세요. 빨리 빨리. 남자분 나오세요"라고 도움을 요청해 논란이 가중됐다. 

여경이 무전기를 들고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은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없고 목소리만 들렸다. 이 목소리만 들으면 여경이 남성 취객을 제압 못해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특히 "채우세요 빨리 채우세요."라고 여경이 다급하게 소리치는 부분은 여경이 주변 남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여경이 수갑을 채워달라고 요청은 사람은 시민이 아니라 무전을 듣고 달려온 교통경찰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경찰의 주장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교통 경찰관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의 명예를 걸고 말씀드리는데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경이 취객을 완전히 제압하고 있었고 수갑을 줘서 제가 한쪽은 채우고 다른 한쪽은 여경하고 같이 채웠어요. 수갑을 채운다는 게 혼자서 정말로 어려운 일이거든요.”라고 설명했다. 

경찰대 교수 출신인 표창원 의원도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현장을 잘 모르는 분들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취객 한 분을 남자 경찰관(이하 '남경')도 무술 유단자라 하더라도 혼자 제압하기 어렵다.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에 육체적으로야 밀릴 게 없는 저도 취객 1명 제압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술에 취했을 때 저항이 더 큰 편이고, 자칫 잘못하면 그 취객이 다칠 수 있다"며 "몇 년 전에는 그런 취객을 제압하다가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표 의원은 또 여경 무용론에 대해 "그것(영상)만을 따로 놓고 해당 경찰관에 대한 자격 유무를 말한다던지, 여성 경찰관 전체로 (무용론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교통경찰관과 표의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림동 여경’은 취객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일단 제압을 한 뒤 후속 조치 차원에서 동료 경찰의 도움을 구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해당 여경을 비난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더욱이 해당 여경을 인식공격까지 하는 행위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림동 여경’ 당사자인 A경장은 악성 댓글에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현재 휴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다 못한 A경장은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들을 고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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