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금융사고 발생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A씨는 ○○인터넷은행 직원을 사칭해 주변인들을 모아 “휴대폰에 ○○뱅크 앱을 설치하고 계좌를 개설하면 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 꼬드겼다. 주변인들은 A씨를 믿고 개인정보와 휴대폰을 맡기며 계좌개설을 부탁했지만, A씨는 이들의 계좌로 몰래 신용대출을 받은 뒤 대출금을 가지고 자취를 감췄다. 이 사건으로 19명의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 규모는 무려 4억5000만원.

금융감독원이 인터넷은행 대중화로 인해 비대면거래가 증가하면서 신종금융사기도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권이 14일 발표한 ‘2018년 금융사고 발생현황 및 대응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145건으로 전년(162건) 대비 10.5% 감소했다. 반면 사고금액은 1289억원으로 전년(1204억원)보다 7.1% 늘어났다.

지난 2013~2016년에는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초대형 대출사기 사고가 매년 발생하면서 금융사고 금액이 수천억원에 달했지만, 지난 2년간은 이러한 대형사고가 없어 120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 삼성증권 배당사고, 여전사 대표이사 배임사고 등 굵직한 거액 배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고금액이 2017년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년간 유형별 사고금액은 ‘사기’, 사고건수는 ‘횡령・유용’이 가장 높았지만, 두 유형 모두 2017년에 비해 각각 20~40% 가량 피해 규모가 줄어들었다. 반면 지난해 업무상 배임으로 인한 사고금액은 379억원으로 2017년(126억원)보다 무려 세 배나 늘어났다.

규모별로는 10억원 미만의 소액 금융사기가 전체 사고의 대부분(86.9%)을 차지했다. 하지만 건수로는 전체 사고의 13%에 불과한 10억원 이상의 중대형 금융사고가 전체 사고금액의 83.2%를 차지했다.

623억원으로 가장 높은 사고금액을 기록한 은행은 지난해보다 무려 400억원이나 금융사고 규모가 늘어났다. 금감원은 “위조문서를 통한 기업대출사기, 신종사기 등으로 ‘사기’사고의 전년대비 사고건수 및 금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사고건수는 중소서민이 53건으로 가장 높았으나, 2017년에 비해서는 피해규모가 상당히 줄어들었다.(800억원→311억원) 다만 대부분의 중소서민 금융사고가 일어나는 소규모 금융회사의 경우, 내부 통제를 위한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해 구조적 취약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금감원은 “대형 금융사고의 주요유형인 기업대출사기가 매년 발생하고,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등 비대면거래 확대로 신종금융사기도 출현하고 있다”며 “향후 금융업권별 주요 사고유형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는 등 금융사고 예방 및 감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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