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담을 진행한 송현정 KBS 기자의 태도에 대해 "무례하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사진=KBS 방송화면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대담을 진행한 송현정 KBS 기자가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송 기자는 9일 KBS1에서 방송된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문 대통령과 약 80여분간 국내외 현안에 대해 대담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송 기자는 북한 문제 및 패스트트랙 정국 등에 대해 공격적인 질문을 이어가다,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무례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송 기자는 문 대통령에게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청와대가 주도해서 여당이 끌어가며 야당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국을 이끌고 있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얘기하는 것 아니겠나. 독재자라고 들으셨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라는 질문을 던져 논란이 됐다.

문 대통령은 “패스트트랙은 다수 의석을 가진 측에서 독주하지 못하도록 마련된 해법”이라며 “그 해법을 선택한 것을 두고 독재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우리 정부가 독재라고 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색깔론을 더해 좌파독재라고 규정짓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시청자들은 송 기자가 문 대통령의 답변 중 여러 차례 말을 끊거나 불편한 표정으로 일관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송 기자는 문 대통령이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 부분은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됐을 것 같다”며 말을 끊었다. 답변을 이어가려던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대북 식량지원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해달라고) 그렇게 서너번 거듭해서 부탁을 할 정도였다”고 언급하며 말을 마쳤다.

9일 문 대통령과의 대담 방송에서 태도논란을 일으킨 송현정 기자의 사과를 요구하는 글들이 KBS 시청자청원게시판에 다수 올라왔다. <사진=KBS 홈페이지 갈무리>

송 기자의 대담 진행방식에 대한 불만은 KBS 시청자권익센터 시청자청원게시판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확산되고 있다. 10일  KBS 청원게시판에는 송 기자의 태도를 비난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는 청원글이 빗발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KBS가 직접 대담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반면 일각에서는 송 기자의 공격적인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때로는 치고 빠지는 '현란한 투우사의 붉은 천'을 휘두르는 '인터뷰의 정석'을 보여줬다”며 “문재인대통령은 더듬고, 당황하고, 억지 미소를 짓는 표정관리로 최선의 방어를 했으나 결론은 송현정기자에게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고 말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또한 이날 페이스북에 “부드러운 품위를 갖추면서도 추가 질문으로 정곡을 찌르고, 필요할 땐 말을 끊고 들어가는 그를 보고 KBS가 완전히 죽지는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꼈다”며 송 기자의 진행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문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서는 “유체이탈 화법의 전형으로 화법 교과서에 실릴 만한 역대급 발언”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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