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이 '편법'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실질 지배하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2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정부과천청사 과기정통부 생각나눔방에서 열린 '제24차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편법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지배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84.6%의 지분을 보유한 지앤에이(G&A) 사모투자전문회사(PEF)다. 이 사모펀드의 최대 출자자는 LS네트웍스로 98.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1.2%는 G&A 프라이빗에쿼티(PE)라는 회사가 보유 중이다.

LS네트웍스 최대주주는 구자열 회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LPG 업체 E1(81.8%)이며, E1의 지분구조는 15.7%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구 회장을 중심으로 특수관계인이 45.3%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구조상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실질적인 최고경영권은 구 회장이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G&A PEF의 경영권을 98.8%의 지분을 가진 LS네트웍스가 아니라 1.2%의 지분을 가진 G&A PE가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LS네트웍스는 재무적 투자자로서 출자액 범위 내에서만 투자결과에 책임을 지는 유한책임사원(LP)으로 분류돼 경영 개입이 표면적으로는 금지돼있다. 이 때문에 무한책임사원(GP)인 G&A PE가 단 1.2%의 지분으로 이베스트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결국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S그룹의 실질적 금융계열사라고 볼 수 있지만, G&A PE를 통해 법적인 문제를 피해가고 있는 셈이다. 현 공정거래법 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실제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영진 인사나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구 회장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3월 5년 간 회사를 이끌어온 홍원식 전 사장의 후임으로 김원규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 김 사장은 NH투자증권의 전신 LG투자증권 시절 구 회장(당시 LG증권 상무)을 상사로 만나 함께 근무하며 연을 맺은 최측근으로 알려져있다. 업계에서는 2018년 3월 은퇴한 김 사장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새 얼굴로 발탁된 것은 구 회장의 의중이 아니겠냐고 추측하고 있다.

LS그룹이 이베스트투자증권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LS그룹의 회사채 발행 주관사로 반복해서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 7월~2015년 6월까지 LS그룹이 발행한 회사채의 23.6%에 해당하는 2250억원어치를 받아갔다. 2015~2016년에는 1020억원(19.3%), 2016~2017년은 1000억원(18.9%)의 물량을 인수했다. G&A PE 를 통해 우회 지배하는 방식으로 공정거래법 상의 제한을 피해 일감을 받고 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LS그룹은 지난해 6월 일감 몰아주기 규제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2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LS그룹이 관련 제재를 받은 것은 무려 9차례, 제재금액은 약 416억원이다. 이미 일감 몰아주기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LS그룹인 만큼, 이베스트투자증권과의 밀접한 관계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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