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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얼굴 공개] ‘성범죄자 알림 e’ 부실 투성이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9.04.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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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실화탐사대' 제작진이 24일 공개한 조두순의 얼굴. <사진=MBC 방송화면 갈무리>

성범죄자 조두순의 얼굴이 방송을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MBC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실화탐사대’ 24일 방송분에서 조두순의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깊은 고민 끝에 사회가 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얼굴을 공개하게 됐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조두순은 지난 2008년 8세 여아를 납치,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으나, 주취상태였다는 진술이 참작돼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조두순은 오는 2020년 12월 13일 만기출소가 예정돼있다.

현재는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8조 2항에 따라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증거가 확실한 경우, 검사 및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의 얼굴과 성명, 나이를 공개할 수 있다. 하지만 조두순의 경우 당시 해당 법안이 만들어지기 전이어서 신상공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두순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소 후 5년간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인 ‘성범죄자 알림 e’(www.sexoffender.go.kr)에 신상이 공개된다.

'성범죄자 알림 e'의 보안프로그램 설치 안내 페이지. 윈도우용으로만 제작된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본인인증을 거쳐 수 분 간의 로딩 시간을 기다려야 성범죄자 신상정보 검색이 가능하다. <사진='성범죄자 알림 e' 사이트 갈무리>

문제는 ‘성범죄자 알림 e’가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 해당 사이트에는 실명이나 지역에 따라 성범죄자 실거주지 및 신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적은 부하에도 서버가 견디지 못해 오랜 로딩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코리아>가 해당 사이트에서 무작위로 성범죄자 한 명의 신상정보를 클릭했으나 팝업창에는 로딩 중이라는 문구만 나타날 뿐 수십분을 기다려도 정보가 나타나지 않았다.

게다가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도 까다롭다. 무단 캡쳐 등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으면 정보검색이 불가능할 뿐더러, 정보검색시마다 휴대폰이나 아이핀 등을 통한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했다.

게다가 윈도우 이외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컴퓨터에서는 성범죄자 신상정보 검색이 불가능하다. 해당 사이트가 타 운영체제를 지원하지 않는데다, 보안프로그램 또한 윈도우 용으로만 배포되기 때문이다. 맥 OS 사용자라면 애초에 해당 사이트 이용을 포기해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인 '메건법웹사이트'. <사진=메건법웹사이트 홈페이지 갈무리>

이는 정보검색 절차가 간편한 해외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 '메건법 웹 사이트(http://meganslaw.ca.gov)'는 본인인증이나 보안프로그램 설치와 같은 번거로운 절차 없이도 정보 검색이 가능하다. 검색 전 주의사항이 설명된 웹페이지를 읽고 자동접속 방지 버튼을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성범죄자의 사진뿐만 아니라 키, 몸무게, 안구 및 머리카락 색깔, 범죄 사실 및 거주지 등의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웹페이지를 꾸미기 위한 장치도 거의 없는데다 텍스트 위주로 단순하게 만들어 한국에서 접속해도 로딩 시간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성범죄자 알림 e’의 가장 큰 문제는 정보 자체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MBC 실화탐사대 제작진에 따르면 성범죄자의 실거주지로 등록된 주소지가 사실 무덤이나 공장, 공터와 같은 황당한 장소로 밝혀진 경우가 상당수 발견됐다. 실제 <이코리아>가 해당 사이트의 성범죄자 주소지를 무작위로 검색한 결과 일반 거주지가 아니라 사찰이나 병원 등이 검색되는 경우도 있었으며, 일부 주소지의 경우 구체적인 도로명이나 번지수 없이 동・읍 단위까지면 명시된 경우도 많았다.

MBC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 "성범죄자 출소 후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공개되는 사진과 실거주등록지 등 신상정보를 피해자 가족에게 공유해도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게 대한민국의 법"이라며 "조두순이 출소 후 피해자의 옆집에 살아도 막을 방법이 전혀 없다"고 우려했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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