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사진=뉴시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가 정점을 향하고 있다. 관련자를 구속한 검찰은 살균제 성분의 유해성 은폐 과정에서 SK디스커버리(구 SK케미칼) 최창원 부회장의 개입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SK케미칼 고위 관계자들을 잇따라 구속했다. 지난 17일에는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가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홍 전 대표는 CMIT·MIT 등 가습기 살균제 원료의 유해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상품을 제조 및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도 박철 SK케미칼 부사장이 가습기 살균제 원료의 유해성을 은폐한 채 제품을 제조・납품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 수사망이 점차 좁혀오면서 최 부회장이 조만간 소환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고 있다. 최 부회장이 SK케미칼 대표이사로 부인한 것은 지난 2006년. SK케미칼이 최초로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한 것은 1994년이지만, 애경산업과 ‘가습기 메이트’를 출시・판매한 것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9년 간이다. 해당 상품은 옥시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피해자를 냈다.

최 부회장이 SK케미칼의 최고책임자였던 시기와 문제 상품의 판매 시기가 상당 부분 겹치는 만큼, 최 부회장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하다. 회사 최고 경영자로서 제품 판매와 유해성 은폐 작업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규명이 필요한 때문이다. 실제 최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로부터 업무상 과실 등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검찰은 홍 전 대표 및 박 부사장 구속에 앞서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로 평가받는 김철 SK케미칼 사장을 지난달 25일 소환 조사하고, 다음날 SK케미칼 본사 일부 부서를 압수수색했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와 관련된 회사 주요 경영진이 대부분 검찰 조사를 받은만큼 남은 순서는 최창원 부회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리아>는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은폐 혐의에 대한 최 부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SK디스커버리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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