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후보. <사진=젤렌스키 후보 공식 트위터 갈무리>

우크라이나에서 영화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정치경험이 전무한 코미디언 출신 대선 후보가 당선을 눈앞에 둔 것.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21일 (현지시간) 실시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출구조사에서 코미디언 출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후보가 73.2%를 득표, 25%를 득표한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을 크게 앞섰다.

올해 41세인 젤렌스키 후보는 정치 경험이 전무한 코미디언 출신으로, 지난 2015년 ‘국민의 종’이라는 드라마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고등학교 교사가 부패정권을 비판한 영상이 유포되면서 정계에 입문한 뒤, 결국 대통령이 돼 부패한 정권을 개혁한다는 내용이다.

우크라이나 유권자들의 포로셴코 현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당에 대한 깊은 불신과 임금난, 공과금 상승 등에 대한 불만이 드라마 상에서 개혁자의 이미지를 가진 젤렌스키 후보에 대한 몰표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젤렌스키 후보는 출구조사가 발표된 뒤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그는 “모든 옛 소련 국가들은 우리를 보라. 무엇이든 가능하다. 나결코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후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5년째 이어지고 있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정부군 간 무력분쟁을 종결시키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부패척결과 세제개혁, 부동산 시장 투명화 등 개혁적인 공약도 내걸었다.

다만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재벌 후원자인 콜로모이스키의 영향력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젤렌스키의 향후 정치활동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경쟁자였던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날 선거 패배를 시인하고 인수인계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포로셴코 대통령은 "나는 집무실을 떠나지만, 정계를 떠나는 것이 아님을 확실히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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