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KEB하나은행>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소비행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는 미세먼지 관련 뉴스량에 따라 업종별 매출액 편차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가 바꾼 소비행태 변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세먼지 관련 뉴스가 급증하면서, 미세먼지 뉴스를 통해 미세먼지량을 인지하는 경향이 소비패턴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연구팀이 2018년 한 해 동안 약 230개 업종, 900만여건의 신용카드 매출 집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카드결제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 주유소 등 대부분의 업종 매출액이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 관련 뉴스량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미세먼지 뉴스량에 따른 소비 편차를 업종별로 살펴본 결과, 리조트・콘도와 놀이공원은 뉴스량이 많은 날 30% 이상 매출액이 감소했다. △차량 정비(-29%) △렌터카(-18%) △호텔(-10%) △고속도로 통행(-10%) 등 나들이 관련 업종의 매출액도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쇼핑업종의 경우, 대형마트・농산품직판장 등 오프라인 쇼핑 업종은 평일・공휴일 상관없이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은 날 매출이 급감한 반면, 온라인 쇼핑 업종은 매출액이 확대됐다. 식음료업종과 문화생활・여가생활 관련 업종은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아질수록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됐지만, 세탁소(+40%)와 목욕탕/사우나(+12%)는 매출이 늘어났다. 

병원의 경우도 대부분의 진료 과목이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을 수록 매출액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비인후과와 소아과 등은 오히려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편차 못지않게 요일별 특징도 두드러졌는데, 통신판매(+19%)와 대형 온라인쇼핑몰(+14%)은 미세먼지 뉴스량이 많을수록 휴일 매출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놀이공원(-35%)이나 영화/공연장(-25%)은 평일 매출액이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1995년 이후 국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995년  72µg/m3에서 2015년 48µg/m3 등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민 3명 중 1명이 대기환경이 ‘나쁘다’고 응답하거나, 조사대상의 90% 이상이 ‘미세먼지가 많다’고 응답하는 등 미세먼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2013년의 미세먼지 예보제 시행과 2016년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발표 등의 정책 시행으로 ’미세먼지‘를 언급한 뉴스량이 2009년 약 1100건에서 지난해 약 3만 3000건으로 30배 가량 급증하면서 국민들의 관심과 불안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정훈 연구위원은 “데이터 분석 결과, 미세먼지 관련 뉴스가 많은 날은 노후화된 기존의 차량 대신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평소보다 13% 증가한 반면, 중고차 구매는 2% 감소하는 등 미세먼지로 인한 소비 행태에 흥미로운 변화가 다수 발견됐다”며 "소비자들이 뉴스를 통해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인식하면서 실제 미세먼지 농도보다는 미세먼지 관련 뉴스량에 따라 소비행동이 달라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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