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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 혐오 여전, 일베 "차명진 옳은 말 했다"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9.04.1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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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주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혐오 발언이 멈추지 않고 있다.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희생된 자녀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차 의원의 글은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으로 가득차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또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그만 좀 우려 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차 전 의원과 정 의원은 모두 논란이 일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정치권에서 세월호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발언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5.18 망언으로 논란이 된 김순례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015년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요구를 ‘시체장사’, ‘비겁한 거지근성’이라고 비하한 바 있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 또한 2014년 국회에서 단식 농성 중인 유가족들의 모습이 ‘노숙자’같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문제는 세월호 피해자에 대한 망언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이들에 대해 충분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세월호 유가족과 5.18 유공자들에게 연달아 망언을 한 김순례 의원의 처분에 대해 한국당 윤리위원회가 내린 결론은 ‘징계 유예’였다.

♢ 세월호 혐오 여전한 일베・워마드

정치인의 공식 발언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월호에 대한 혐오 발언은 더욱 증식할 수밖에 없다. <이코리아>는 16일 대표적인 혐오사이트 일간베스트와 워마드에서 세월호 5주기에 대해 어떤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는지 조사해봤다.

일베는 과거 단식 농성 중인 유가족 앞에서 폭식투쟁을 주도하는 등 세월호에 대한 반감이 가장 큰 온라인 커뮤니티다. 5년이 지났지만 일베에는 여전히 세월호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글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 한 일베회원은 차명진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표현은 과하지만 옳은 말을 했다”고 옹호하며 “유가족이 저런 말을 듣는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비꼬았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말인 ‘어묵’, ‘오뎅’ 등의 표현도 계속 사용되고 있다. 한 일베회원은 “오늘 모임은 오뎅바에서 해야겠다”는 제목과 함께 문 대통령이 시장을 찾아 어묵을 먹는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 참모들과 어묵을 먹고 있는 사진을 올린 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고 드시는 겁니까”라는 제목을 단 글은 100개가 넘는 추천을 받아 일간베스트 게시판에 올랐다.

워마드는 세월호 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책임이 아니라며 박 전 대통령 복권을 주장하는 글이 많았다. 한 워마드 회원은 “선박 개조한 것도, 배 몰다 사고낸 것도 다 한남(한국남자)”이라며 “잘못은 남자들이 했는데 죄없는 여자만 물고 늘어지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회원들도 “대통령이 배를 침몰시켰나, 애를 버리고 도망쳤나”, “햇님(박 전 대통령)은 좌빨 선동으로 기획탄핵된 것” 등의 댓글을 달며 글쓴이에게 동의했다.

“세월호,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추모문구를 빼앗아 “(박 전 대통령) 불법탄핵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확산시키자는 논의도 있었다. 여혐탄핵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회원과, 노인층의 지지를 얻으려면 불법탄핵이 더 효과적이라는 회원들이 의견을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 세월호 피해자 모욕에 대한 처벌규정 필요해...

이처럼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뿌리깊은 혐오 정서는 5년이라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희석되지 않은 채 온라인 공간에서 재생성되고 있다. 세월호 모욕 게시물에 대한 명확한 처벌이 이뤄져왔다면 혐오정서의 확산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실제 세월호 희생자들을 성적으로 모욕한 한 일베 회원의 경우 지난 2014년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후 혐오사이트에서도 희생자에 대한 직접적인 비하는 조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희생자에 대한 직접적 모욕이 아닌 경우 형사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난 2015년 40대 남성이 유가족 비하성 글을 7차례나 SNS에 올렸지만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는데 그쳤다. 어묵으로 세월호 추모리본을 흉내내는 등 세월호 비하 합성이미지를 제작한 경우는 기소까지 이어지기도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홀로코스트 왜곡 발언을 형사처벌하는 독일의 ‘아우슈비츠 거짓말’ 조항처럼 세월호 망언에 대한 강력한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실제 독일에서는 나치 찬양활동을 하다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빠른 회복과 치유를 위해서라도, 반복되는 혐오정서를 근절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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