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자금의 유출이 심상치 않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 따른 투자 위축으로 한국 증시를 포함한 신흥증시 펀드자금이 최근 4주간 47억달러(5조7000여억원)이나 유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이 점검과 대응태세를 가다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일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화 등으로 글로벌 자금이동이 가속화되며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는 5월 들어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둔화와 그리스 정정부안, 스페인 은행부실 등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채권시장은 위험자산으로 간주되는 그리스와 스페인 등의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안전자산인 미국과 일본 국채는 하락했다 .또 외환시장은 유로화의 약세가 지속되고 달러와 엔화 등 안전통화가 강세를 보였다.

우리 증시의 영향도 컸다. 코스피(KOSPI)는 대형주 중심의 가격하락이 본격화되며 5월 중 7.0%나 떨어져, 일본·중국·대만·홍콩·인도 등 아시아 5개국 평균 하락률인 5.5%를 크게 넘었다.

이에 비해 채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자금유입이 증가하며 주요금리 하락세를 부추겼다. 또 원ㆍ달러 환율은 약 4.4%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럽계 자금의 국내채권 투자 지속 등 현재 유럽계자금의 국내 유가증권 투자회수의 규모 및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그리스 유로존 탈퇴 불안·스페인 은행부실 우려 등이 심화될 경우 유럽계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화 등으로 글로벌 자금이동이 가속화되며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프랑스 등 영향력이 큰 국가의 대형금융회사를 중심으로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이 강화되면서 국내 증권투자자금의 회수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위는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 저축은행 구조조정, 외화유동성 확보 등 선제적 조치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을 강화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작년 6월부터 시작된 국내은행 외화 스트레스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충분한 외화유동성 확보할 방침이다. 현재 당국은 위기 발생 시 은행들이 스스로 최소 3개월을 견딜 수 있도록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독려 중이다.

또한 '위기대응 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히 대응하는 한편, 필요시 위기대응 계획의 재점검과 수정, 보완도 병행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유럽발 위기가 국내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점검 및 대응을 지속해나갈 것"이라며 "주식·채권·외화자금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유출입 동향과 금융기관·기업의 자금사정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내외 위기발생시 자금사정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해질 수 있는 중소기업·서민층에 대한 금융지원 기반을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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