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11일(현지시간) 회담을 갖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 등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빅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향후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대해서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지금까지는 북한과의 아주 좋은 회의를 가졌지만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여러 문제에 있어서 서로 합의에 이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지금 북한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대화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교착된 북미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며 “빠르게 진행되기보다는 차근차근 이뤄질 것”이라고 다음 회담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북미대화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비핵화 조치 및 제재 완화를 단번에 추진하는 ‘빅딜’에 중점을 두고 협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스몰딜을 수용할 의사가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여러 가지 ‘스몰딜’이 일어날 수 있다. 단계적 조치를 추진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우리는 ‘빅딜’을 논의 중이다. 빅딜은 핵무기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에 대해서도 “우리는 제재가 유지되길 원한다"며 “지금의 제재는 공정한 수준이며, 언제든 제재를 확대할 수 있지만 현재로썬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스몰딜’ 발언을 두고 향후 북미대화의 진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스몰딜’ 발언을 전하며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스몰딜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신호를 보냈다” 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일관적 대북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도 함께 전했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아시아 분석가인 수잔 디마지오는 “대북정책에 대한 정책적 비일관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문 대통령에게는 북핵 문제에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하노이에서는 왜 갑자기 빅딜을 제안하고 거절당하자 떠나버렸나?”라고 의문을 표했다.

뉴욕타임스(NYT) 또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열려있으며 ‘스몰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스몰딜에 대해 문을 열어뒀다”며 “블록버스터급 합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비핵화에 대한) 점진적인 접근방식은 북미 양국 정상이 협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강조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NYT를 통해 “현재 북한은 조금 기분이 상한 상태다. 북한은 자신들이 주도권을 잃었으며 어떻게 이를 되찾아올 수 있을 지 고민 중”이라며 “북미 양측을 다시 불러모으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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