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후(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5시 25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1박 3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문제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오전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을 연달아 접견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오부터 백악관 내 대통령집무실인 오벌오피스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약 2시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 및 오찬을 함께 한다. 우선 정상 내외 간의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을 가진 뒤, 양측에서 3명씩 참여하는 소규모 정상회담을 통해 실무 협상을 진행한다.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가 참여하며, 미국 측에서는볼턴 국가안보보좌관, 폼페이오 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배석할 예정이다. 실무회담이 마무리되면 핵심 각료들이 함께 하는 확대회담 및 업무오찬 일정에서 추가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미 간의 대화 재개를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관계는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 불발 후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측에 제재 해제와 완전한 비핵화를 거래하는 빅딜을 요구하고 있어 점진적인 관계 개선이 어려운 상황. 문 대통령은 단계적 비핵화를 요구하는 북한과 빅딜을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양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절묘한 중재안을 통해 설득작업에 나서야 한다.

다만 대북정책 핵심참모진 내부에서 태도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것은 문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신호다. 폼페이오 장관은 10일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북제재에 관한 질문에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며 “때로 특수한 경우가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바른 일이라 여겨지는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는 경우”라고 답했다.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까지 대북제재를 고수한다는 원칙론에서 한발 물러나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경우 제재 일부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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