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4일 강원도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지역. <자료=산림청 제공>

지난 4일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의 피해면적이 약1757㏊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이번 산불 피해규모는 530ha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위성영상(아리랑 3호) 분석결과 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 등 5개 지역의 합계 피해 면적은 약 1757ha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역별로는 고성·속초가 각각 700ha로 피해 면적이 가장 넓었으며, 강릉·동해 714.8ha, 인제 342.2ha의 순이었다.

정확한 피해면적은 향후 산림청 현장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이번 산불의 피해 규모는 잠정 집계된 수치로만 따져도 역대 재난성 산불 중 네 번째다. 산림청에 따르면 역대 재난성 산불은 1996년 고성 산불, 2000년 동해안 산불, 2002년 청양·예산 산불, 2005년 양양 산불, 2013년 포항·울주 산불, 2017년 삼척·강릉 산불 등 총 6차례 있었다. 이번 산불까지 포함할 경우 총 7차례의 재난성 산불 중 5차례가 강원도에서 발생했으며, 6차례가 동해안 지역에 편중돼있다.

가장 넓은 면적의 산림을 불태운 역대 최악의 산불은 지난 2000년 4월 7일 고성·삼척·동해·강릉·울진 등 5개 지역을 덮친 동해안 산불이다. 동해안 산불은 인근 부대 소각장에서 날린 불씨가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라는 최악의 조건과 만나 무려 2만3794ha의 산림을 불태웠다.

두번째는 지난 1996년 4월 23일 발생한 고성 산불로 피해면적이 약 3762ha에 달한다. 고성 산불 또한 인근 부대 사격장에서 불량 TNT를 폭발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씨가 날려 시작됐다. 고성 산불 또한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피해를 확산시킨 원인으로 당시 피해지역이는 무려 초속 27m의 강풍이 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 산불 또한 장비·인력부족과 날씨 문제로 진화까지 54시간이 걸렸다.

세번째는 2002년 4월 14일 발생한 청양·예산 산불이다. 6차례의 재난성 산불 중 유일하게 동해안 지역이 아닌 곳에서 발생한 청양·예산 산불은 18시간 동안 총 3095ha의 산림을 태운 뒤 진화됐다. 무속인이 부적을 태우다 시작된 이 산불은 비교적 다른 재난성 산불에 비해 피해액은 적은 편이지만, 차령산맥 일대 생태계를 크게 파괴시키는 등 인근 지역에 큰 상처를 남겼다.

역대 재난성 산불의 발생 시기 및 피해 규모. <자료=산림청 제공>

한편 산림청은 범정부적 수습대책의 일환으로 '산림분야 조사·복구 추진단'을 구성해 산림분야 피해를 면밀하게 조사하고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응급·항구 복구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산림분야 피해 현장조사는 10일부터 19일까지 10일간 진행하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강원도 고성군,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인제군 등과 합동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응급 복구는 주택지, 도로변 등 생활권과 관광지에 대해 연내 긴급 복구 조림을 추진하고, 항구 복구는 정밀 산림조사 후에 자연환경과 산림기능을 종합 고려해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복구 조림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이번 강원 동해안 일원 산불 대처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있다면 면밀히 파악하고 개선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며 "향후 대형산불 발생 시 조기 진화를 위해 진화장비와 대원 등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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